어느덧 완연한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6월,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간절해졌다. 대구에는 유독 냉면 맛집이 많지만, 오늘 나의 발길을 잡아끈 곳은 수성구 욱수동에 자리한 ‘공심옥’이었다. 이곳은 1973년부터 50년의 역사를 이어온 노포로, 함흥냉면과 갈비탕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특히 냉면은 코다리로 육수를 낸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일었고, 깔끔하고 담백한 갈비탕 역시 놓칠 수 없는 메뉴였다. 망설임 없이 공심옥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공심옥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만차에 가까웠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라는 생각이 스쳤다. 사진에서 봤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냉면, 갈비탕, 국밥’이라는 메뉴 이름이 정갈한 글씨체로 적혀 있었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장에는 은은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고,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 덕분에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깨끗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바닥을 보니,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듯했다. 군데군데 놓인 화분들이 싱그러움을 더했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냉면, 갈비탕, 비빔밥, 소고기국밥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처음 계획대로 함흥냉면과 갈비탕을 주문하기로 했다. 특히 갈비탕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는 문구가 눈에 띄어 더욱 기대가 됐다. 영수증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만두 2개를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는 안내에 냉큼 참여하겠다고 했다.
주문이 끝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밑반찬이 나왔다. 큼지막하게 썰어낸 깍두기와 시원한 백김치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백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위를 잊게 해줬다. 특히 깍두기는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 봤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비탕이 먼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어 올린 대파와 붉은 대추가 색감을 더했다. 뚝배기 안에는 큼지막한 갈비가 가득 들어 있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향은 없었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육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양지한우와 엄나무, 감초, 대추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우려낸 덕분인지 깊고 깔끔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한약재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갈비는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도 뼈에서 쉽게 분리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 없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갈비에 붙은 살코기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함께 제공된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갈비탕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양념장을 넣지 않고 먹는 것이 더 좋았다.

갈비탕에 밥을 말아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따뜻한 국물에 밥알이 부드럽게 풀어졌고, 아삭한 깍두기가 식감을 더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몸보신을 하는 기분이었다.
갈비탕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함흥냉면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가늘고 쫄깃한 면발 위로 빨간 양념장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오이, 무 절임, 삶은 계란 등의 고명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냉면 육수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가위로 면을 자르고, 양념장이 잘 섞이도록 비벼주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크게 집어 올려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면발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튕겨졌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장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코다리 육수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먹는 냉면과는 차별화된, 공심옥만의 특별한 맛이었다.
냉면을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육수를 들이켜니, 매운맛이 가시는 듯했다. 아삭한 오이와 무 절임은 식감을 더했고, 삶은 계란은 매운맛을 중화시켜줬다. 냉면을 먹다 보니, 왜 이곳이 냉면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면, 육수, 양념장의 완벽한 조화가 돋보이는 맛이었다.
영수증 리뷰 이벤트로 받은 만두도 맛보았다. 갓 쪄낸 만두는 따뜻했고, 얇은 피 안에 푸짐한 속이 가득 차 있었다. 만두 속은 돼지고기, 야채, 당면 등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굳이 간장에 찍어 먹지 않아도 맛있었다. 냉면과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어느새 갈비탕과 냉면, 만두를 모두 깨끗하게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공심옥에서 맛본 음식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고, 맛 또한 훌륭했다. 특히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뚝배기 갈비찜과 비빔밥이 궁금했다. 다음 방문 때는 꼭 갈비찜을 먹어봐야겠다.
공심옥은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대구에서 냉면이나 갈비탕 맛집을 찾는다면, 수성구 욱수동에 위치한 공심옥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문득 공심옥이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해졌다. 아마도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는 의미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공심옥.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명성을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