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푸근한 경주 홍시, 추억을 되살리는 맛집 한정식 향연

오랜만에 경주 나들이에 나섰다. 젊은 시절 수학여행으로 왔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는 고향 같은 곳이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허기가 져서 유튜브에서 급하게 찾은 “홍시한정식”으로 향했다. 예전에 아이들과 맛있게 먹었던 도솔마을을 가려다가, 마침 휴무일이라 발길을 돌린 건데, 이게 웬걸? 기대 이상의 맛집을 발견한 거 있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홍시한정식은, 겉모습부터가 참 정겨웠다. 90년대 고급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외관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묘하게 끌리는 레트로 감성이 느껴졌다. 밤에 도착해서 그런지,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홍시한정식의 따뜻한 외관
밤에 더욱 운치 있는 홍시한정식의 외관. 따뜻한 불빛이 정겹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70년대 병풍과 옛날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마치 외갓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랄까. 요즘 식당들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이런 소박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간소화된 한정식 세트가 두 종류 있었다. 기본 한정식과 불고기 한정식.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서, 불고기 한정식으로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한 상이 차려졌다. 전채 요리부터 시작해서, 샐러드, 부침개, 고등어구이, 각종 밑반찬까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제일 먼저 따뜻한 닭죽으로 속을 달랬다. 어릴 적 아플 때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랑 똑같았다. 부드럽고 고소한 닭죽이 빈속을 따뜻하게 채워주니,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가 된 것 같았다.

파래전은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일품이었다. 얇게 부쳐내서 그런지, 더욱 바삭하고 고소했다.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
싱싱한 채소와 드레싱의 조화가 훌륭한 샐러드.

드디어 메인 요리인 불고기가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 올려진 불고기는,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코를 자극하는 달콤한 냄새를 풍겼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불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에,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한 양념 맛이 정말 훌륭했다.

고등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깻잎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고등어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짜지 않고 슴슴한 맛이, 딱 내 입맛에 맞았다. 특히, 곶감 장아찌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묘하게 중독성 있었다.

밥은 무쇠솥밥으로 나왔다. 갓 지은 밥이라 그런지, 윤기가 좔좔 흐르고 찰기가 남달랐다. 밥만 먹어도 맛있었지만, 불고기나 고등어구이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었다. 구수한 숭늉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배가 불렀지만, 후식은 포기할 수 없었다. 홍시한정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후식으로 예쁜 아이스홍시와 수제 쌍화차가 나왔다.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홍시는 입안을 상쾌하게 해줬고, 따뜻한 쌍화차는 몸을 따뜻하게 녹여줬다. 특히, 사장님께서 직접 12시간 동안 끓여 내어주신다는 쌍화차는, 진하고 깊은 맛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쌍화차 한 모금을 마시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는 것 같았다.

정성 가득한 한 상차림
다양한 반찬과 메인 요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 상차림.

홍시한정식은, 음식 맛도 훌륭했지만, 사장님의 친절함에 더욱 감동받았다. 음식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부족한 건 없는지 계속해서 물어봐 주셨다. 마치 친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정원을 둘러봤다. 아담하지만 예쁘게 꾸며진 정원은, 식사 후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외관
밤에는 조명 덕분에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외관.

홍시한정식은,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사장님의 친절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 경주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아, 그리고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칭찬하고 싶다. 가게 안쪽으로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차를 가지고 오는 분들도 걱정 없을 것 같다.

홍시한정식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오니, 경주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다. 다음에 가족들과 함께 경주에 오게 된다면, 꼭 홍시한정식에 들러 맛있는 한정식을 대접하고 싶다.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정겨운 소품들이 가득한 카운터
카운터 옆에는 옛날 전화기와 다양한 소품들이 놓여 있다.

혹시 경주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홍시한정식을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경주 맛집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갈한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샹들리에가 인상적인 내부
샹들리에와 식물이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
다채로운 밑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다양한 밑반찬들.
달콤한 찹쌀떡
달콤한 찹쌀떡도 맛볼 수 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보기만 해도 배부른 푸짐한 한 상 차림.
정갈한 2인 한정식
2인 한정식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맛깔스러운 요리들
맛깔스러운 요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푸근한 분위기의 내부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푸근한 분위기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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