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오랜만에 근사한 곳에서 밥 한 끼 먹으러 나섰다. 창원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용지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뷰를 자랑하는 “큐버스그릴”이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지. 3성급 호텔 애비뉴 2층에 자리 잡고 있다는데, 호텔 입구로 들어가니 딴 세상 같더라.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은은한 조명 아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이 눈앞에 펼쳐졌어.
마침 창가 자리가 비어있어 냉큼 앉았는데, 이야, 용지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지더라. 낮에 봐도 예쁘지만, 저녁에 조명이 켜지면 얼마나 더 낭만적일까.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특별한 날 외식하러 온 가족들이 많아 보였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 있잖아.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을 가져다주시는데, 스테이크,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양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특별 메뉴만 판매한다고 하니, 참고해야 할 것 같아. 메뉴판에 와인 리스트도 쫙 적혀 있는데, 1층 와인셀러에서 직접 고른 와인을 콜키지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더라. 오늘은 차를 가져와서 아쉽지만, 다음에는 꼭 와인 한 잔 기울여봐야겠어. 을 보니 와인 종류도 다양하던데, 뭘 골라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되네.
고민 끝에 채끝 1+1 50g 세트와 한우 리조또를 주문했어. 가격은 좀 나가는 편이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이 정도는 써줘야지. 주문하고 나니 식전 빵이 나왔는데,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순식간에 해치웠지. 빵은 조금밖에 안 줘서 아쉬웠지만, 메인 요리를 기대하며 참았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채끝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이야,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게 딱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더라. 겉은 바삭하게 구워져 있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있는 게, 굽기 정도도 딱 좋았어.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입에 넣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더라. 같이 나온 구운 채소들도 스테이크와 아주 잘 어울렸어. 과 2를 보니, 스테이크 옆에 앙증맞게 놓인 호박과 아스파라거스의 색감도 참 예쁘네.

한우 리조또는 또 어떻고.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쫄깃한 밥알, 그리고 큼직하게 썰어 넣은 한우의 조화가 아주 훌륭했어.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이랄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아. 를 보니, 리조또 위에 올려진 한우의 붉은 빛깔이 정말 먹음직스럽네.
스테이크 소스는 조금 적게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맛은 좋았어. 샐러드는 아삭하고 깔끔했지만, 양이 조금 부족한 듯했어. 그래도 메인 요리들이 워낙 훌륭해서, 샐러드의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지.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커피가 나왔어. 커피 맛은 쏘쏘. 설탕이나 시럽을 따로 챙겨주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니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어.
전체적으로 음식 맛은 괜찮았지만, 가격 대비 양이 조금 적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어. 그래도 분위기 좋고, 용지호수 뷰가 워낙 훌륭해서, 특별한 날 기분 내러 오기에는 딱 좋은 곳 같아. 조용하게 와인 한잔하러 오기에도 좋을 것 같고.
아,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지. 내가 갔을 때는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서비스가 복불복인 것 같기도 하더라. 어떤 사람은 그릇을 툭툭 놓고, 식사 끝나기가 무섭게 그릇을 치워버려서 불쾌했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아주 만족했다는 사람도 있고. 내가 갔을 때는 다행히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지만, 혹시 방문할 계획이라면 이 점도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최근에 매니저가 바뀌면서 서비스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아.

나오는 길에 큐버스그릴 명함도 한 장 챙겼어. 을 보니, 명함 디자인도 참 고급스럽네. 다음에는 꼭 와인 마시러 다시 와야지. 아, 그리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집에 돌아오는 길, 용지호수의 야경이 눈에 아른거린다. 맛있는 음식과 멋진 풍경 덕분에,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어. 창원 맛집 큐버스그릴, 다음에 또 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