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으로 향하는 길,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업무를 마치고, 오래전부터 벼르던 금거북으로 향했다. 평소 생선구이를 즐겨 먹는 나는, 이곳의 푸짐한 한 상 차림에 대한 기대를 감출 수 없었다. 특히, 남도 특유의 손맛이 깃든 곁들임 찬들이 궁금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시원하게 탁 트인 홀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테이블 위의 하얀 식탁보가 깔끔함을 더했고, 전체적으로 밝고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접대 장소로도,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생선구이 정식과 게장 정식이 주력 메뉴인 듯했다. 메뉴판 한켠에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잠시 고민 끝에, 금거북의 대표 메뉴인 생선구이 정식을 주문했다. 2인부터 5인까지 인원수에 맞춰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 아니 쟁반을 넘쳐흐르도록 담긴 반찬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메인 요리인 생선구이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치, 조기, 고등어, 그리고 청어까지, 총 네 종류의 생선이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왔다. 곁들여진 초록색 채소가 신선함을 더했다. 한 마리 통째로 구워져 나온 청어의 웅장한 자태는 시선을 압도했다.

생선구이 못지않게 시선을 강탈하는 것은, 바로 다채로운 곁들임 찬들이었다. 짭짤한 간장게장, 매콤한 조개무침, 시원한 바지락 버섯 전골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들이었다. 형형색색의 반찬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치 잘 차려진 남도 한정식을 연상케 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갈치구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였다. 입안에 넣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짭짤하게 간이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조기구이였다. 갈치보다 조금 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잔가시가 많지 않아 먹기에도 편했다. 촉촉한 흰 살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고등어구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렬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청어구이를 맛보았다. 다른 생선들에 비해 기름기가 많아, 더욱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뼈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큼지막한 크기 덕분에, 넉넉하게 즐길 수 있었다.
생선구이와 함께 나온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짜지 않고 적당히 달콤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조개무침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뜨끈한 바지락 버섯 전골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바지락의 시원함과 버섯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먹으니,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곁들임 찬들이 입을 즐겁게 했다. 짭짤한 깻잎 장아찌, 아삭한 콩나물무침, 향긋한 취나물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전라도 특유의 손맛이 느껴지는 김치는, 깊은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금거북의 생선구이 정식은, 단순히 생선구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남도 한정식을 맛보는 듯한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와 정갈한 음식 솜씨는, 왜 이곳이 정읍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생선구이의 퀄리티가 날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촉촉하고 맛있었지만, 어떤 날은 조금 퍽퍽하고 질기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일부 방문객들은 생선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고 하거나, 반찬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훌륭하다는 평이 많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카운터 옆에 간장게장을 판매하고 있었다. 맛있는 간장게장을 맛본 후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포장해 왔다.
금거북에서의 식사는, 맛있는 음식을 넘어, 정읍의 따뜻한 인심과 남도의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정읍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금거북에서 푸짐한 생선구이 정식을 맛보며, 남도의 맛과 정을 느껴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