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서귀포 돼지고기를 향한 은밀한 갈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보통의 고깃집들이 저녁 장사를 준비할 시간, 나는 이미 뱃속에서 아우성치는 식탐을 잠재우기 위해 올레시장 근처의 한 고깃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웨이팅이 길기로 악명 높은 곳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행운이 따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숯불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후각을 자극했다. 테이블 위에서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굽는 향긋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다행히 예상과는 달리, 기다림 없이 2층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1층에는 대기석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의자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뽈살, 돈새살, 꽃살, 비단살, 천겹살, 눈썹살… 평소 접하기 힘든 돼지 특수부위들의 향연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넉넉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에 모듬 스페셜 ‘대’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이 커다란 나무 도마 위에 먹음직스러운 고기들을 가득 담아 내왔다. 돼지 한 마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희소성 있는 부위들이 마치 꽃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 작품이었다.

고기가 준비되는 동안, 셀프바를 탐험하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었다. 김치, 콩나물, 쌈무, 깻잎 장아찌 등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흑보리 쌈장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룰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파김치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콩나물무침도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본격적으로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렸다. 치이익-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의 화력이 워낙 좋아서, 얇게 썰린 특수부위들은 순식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잽싸게 뒤집어주는 것이 중요했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뽈살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육향만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흑보리 쌈장을 듬뿍 찍어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다음으로는 비단살을 맛봤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마치 소고기를 먹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천겹살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독특했고, 꽃살은 부드러운 지방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서비스에 감탄했다. 따끈한 계란찜이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안을 감싸주고, 칼칼한 김치찌개가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돼지껍데기였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숯불에 살짝 구워 먹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수를 맛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자리를 뜨기에는,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열무 물냉면을 추가로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들이키니,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깜짝 놀랄 만한 제안을 하셨다. 계좌 이체를 하면 뽑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도전했다. 결과는 5등이었지만, 사장님께서는 푸짐한 상품으로 바꿔주셨다. 마지막까지 감동을 선사하는 서비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고깃집이 아닌, 따뜻한 인심과 정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올레시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문득 이곳의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손님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대하는 따뜻한 마음,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 곳을 서귀포 최고의 맛집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값싼 가격에 질 좋은 고기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푸짐한 서비스로 손님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니, 웨이팅이 긴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여유롭게 제주의 풍미를 만끽해야겠다 다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총점: 5/5
장점:
* 다양하고 신선한 돼지 특수부위
* 푸짐하고 퀄리티 높은 서비스 (계란찜, 김치찌개, 돼지껍데기, 떡갈비 등)
* 친절하고 세심한 직원들의 서비스
* 합리적인 가격
* 다채로운 밑반찬과 셀프바
단점:
* 웨이팅이 매우 길 수 있음
* 주차 공간이 협소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