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오거리,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동네. 오늘 내가 접수할 곳은 바로 이 동네에 숨겨진, 아는 사람만 안다는 백암순대 맛집이다. 테이블 다섯 개가 전부인, 작고 허름한 노포. 이런 곳이야말로 진짜 ‘힙’ 아니겠어? 유튜브에서 보고 찾아갔다는 사람도 있다지만, 난 원래 이런 숨겨진 맛집 레이더가 풀파워거든.
단대오거리역 3번 출구에서 5분 거리라는데, 골목길 안에 있어서 살짝 헤맸다. 이런 힙스터 감성, 너무 좋아. 가게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쿰쿰한 냄새. 솔직히 말하면 살짝 쫄았다. 꾸리꾸리한 냄새에 당황했지만, 이미 만석인 걸 보고 기대감이 폭발했다. 찐 맛집은 이런 냄새마저 용서되는 법.

자리에 앉자마자 돼지모듬을 시켰다. 비주얼 쇼크! 뜨끈한 철판 위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돼지 수육, 순대, 그리고 각종 내장들이 산처럼 쌓여 나왔다. 이 순간만큼은 나도 인플루언서 모드 ON. 사진 백 장은 찍어줘야지. 돼지 냄새가 살짝 나는 듯했지만, 비주얼에 압도당해 잊어버렸다. 돼지 껍데기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딱 내 스타일.
사장님은 쿨한 듯하면서도 정이 넘치셨다. 툭툭 던지는 말투에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진달까. 원래 이런 노포 맛집은 사장님 캐릭터가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 아니겠어? 테이블이 좁아서 낑낑대고 있으니, 알아서 척척 반찬을 정리해 주셨다. 이런 게 바로 노포의 매력이지.
반찬은 김치, 깍두기, 양파, 고추, 마늘, 쌈장, 새우젓, 그리고 순대국 국물. 특히 김치가 예술이었다. 딱 내가 좋아하는 신김치 스타일. 쿰쿰한 냄새와는 달리, 맛은 완전 깔끔했다. 이 맛은 레전드, 내 혀가 센드! 깍두기도 아삭아삭하니, 완전 밥도둑였다.
순대국 국물은 또 어떻고? 뽀얀 국물에 들깨가루 팍팍, 파 송송. 냄새부터가 ‘나 맛있는 놈이야’라고 광고하는 듯했다. 한 입 딱 들이키니, 크으… 이 맛에 내가 산다! 국물이 진하고 담백한 게, 흔한 프랜차이즈 순대국과는 차원이 달랐다. 돼지 누린내? 전혀 안 났다.
돼지모듬, 본격적으로 해체 작업 시작. 먼저 순대부터 공략했다. 찹쌀순대, 김치순대, 막창순대 등 종류도 다양했다. 찹쌀순대는 쫀득쫀득, 김치순대는 매콤, 막창순대는 꼬들꼬들. 식감이 아주 그냥 롤러코스터였다. 특히 김치순대는 처음 먹어봤는데, 완전 내 스타일.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김치가 순대랑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순대만 먹으면 섭하지. 성남까지 왔으니 성남분당막걸리 한 잔 캬~. 톡 쏘는 탄산에 시원한 막걸리가, 순대의 느끼함을 싹 잡아줬다. 이 조합, 완전 칭찬해! 역시 맛잘알들은 다 안다니까.
다음은 돼지 수육 차례. 야들야들한 수육 한 점을 새우젓에 콕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녹아. 돼지 냄새는 1도 안 나고, 육즙이 팡팡 터졌다. 김치랑 같이 먹으니, 완전 환상의 조합. 쌈장에도 찍어 먹고, 깍두기랑도 먹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내장도 놓칠 수 없지. 간, 허파, 오소리감투, 막창 등등. 종류별로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오소리감투는 쫄깃쫄깃한 게, 완전 술안주로 딱이었다. 쌈장에 콕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파티가 열리는 줄.

먹다 보니 순대국 국물이 식어서 사장님께 리필을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사장님, 쿨하게 순대국 한 뚝배기를 통째로 가져다주셨다. 인심마저 힙하다 힙해. 순대국 안에는 머릿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국물도 진하고, 건더기도 푸짐하고. 완전 혜자스러운 곳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위생은 기대하면 안 된다. 노포 감성 제대로 느끼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테이블도 끈적거리고, 수저도 낡았지만, 맛 하나는 진짜 보장한다. 깔끔한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추. 하지만 나처럼 힙스터 감성에 젖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강추한다.
단점이라면, 주차장이 없다는 거. 주변에 알아서 주차해야 한다. 그리고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다. 평일 12시에 오픈하고, 주말에는 오픈 시간이 유동적이라고 하니, 미리 전화해보고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유아 의자는 없지만, 유아 식기는 있다고 하니 참고.

다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힙한 노포에서 맛있는 음식,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오늘 제대로 힐링했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사장님이 쿨하게 “또 와~”라고 말씀하셨다. 왠지 다음에 또 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총평: 단대오거리 백암순대는 힙스터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노포 맛집이다. 돼지모듬은 가격 대비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하다. 특히 김치순대와 순대국 국물은 꼭 먹어봐야 한다. 위생은 살짝 아쉽지만, 맛 하나로 모든 게 용서되는 곳. 오늘, 제대로 힙스터 인증 완료! 성남 지역 주민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여기가 바로 진짜 맛집 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