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추억이 녹아든, 구리 곱창골목 이모네에서 맛보는 향수 맛집 기행

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구리 곱창골목으로 향했다. 20대 초반,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처음 발을 들였던 그 골목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네온사인 불빛 아래, 곱창 볶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잊고 지냈던 젊은 날의 기억들을 깨우는 듯했다. 수많은 곱창집들 사이에서,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바로 ‘이모네 곱창’이었다. 25년 단골이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정겨웠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리모델링을 거쳐 깔끔하게 변신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의 허름했던 2층 건물은 온데간데없이, 엘리베이터까지 갖춘 3층 건물로 탈바꿈해 있었다. 15년 단골이라는 한 방문객의 말처럼,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야채곱창, 알곱창, 순대곱창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전에는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었는데, 물가가 오른 탓인지 가격은 예전 같지 않았다. 하지만 곱창 1인분에 8천 원이라는 가격은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곱창을 2인분 시키면 마치 4인분 같은 푸짐한 양이 나온다니, 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모네 곱창 외부 전경
새롭게 단장한 이모네 곱창의 깔끔한 외관. 곱창을 볶는 모습이 입구에서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주문한 알곱창과 야채곱창이 푸짐하게 담긴 철판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곱창 위로, 하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을 들어 곱창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불향과 함께,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바로 이 맛이지!”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맵지 않아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함께 나온 시원한 동치미는 매콤한 곱창의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삭아삭한 무와 시원한 국물을 번갈아 맛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곱창을 먹는 중간중간, 쌈무에 싸서 먹으니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알곱창
윤기가 흐르는 알곱창. 쫄깃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곱창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김 가루와 잘게 썰은 무채가 듬뿍 올려진 볶음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볶음밥을 슥슥 비벼 한 입 맛보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철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을 긁어먹는 재미는 빼놓을 수 없었다. 볶음밥을 볶을 때 치즈를 추가하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치즈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참깨가 듬뿍 뿌려진 곱창
고소한 참깨가 듬뿍 뿌려진 곱창. 보기만 해도 식욕이 돋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벽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낙서와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그중에는 10년 전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왔었다는 추억을 적어놓은 글도 있었다. 나처럼 이 곳에서 추억을 쌓은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방문객들은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게 서빙 직원이 눈치를 준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30분마다 테이블에 빌지를 두드리며 압박감을 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25년 단골이라는 한 손님은, 오랜만에 방문한 지인에게 면박을 주는 듯한 직원의 행동에 실망하여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물론,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이 곳을 찾아준 단골손님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모네 곱창 간판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는 이모네 곱창의 간판. 오랜 세월 동안 구리 곱창골목을 지켜온 터줏대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몇몇 방문객들은 곱창 볶는 이모님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무래도 손맛에 따라 맛의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위생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방문객은 식사 도중 천장에서 벌레가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물론, 가게 측에서 소독을 한다고는 하지만, 눈으로 직접 벌레를 본 손님은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모네 곱창’을 다시 찾을 것이다. 25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왔다는 점, 그리고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다른 곱창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물론, 서비스나 위생 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모네 곱창 내부 벽면
정겨운 분위기의 이모네 곱창 내부. 벽면에는 방문객들의 추억이 담긴 낙서와 사진들이 가득하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야채곱창에 치즈를 추가하고,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어야겠다. 그리고 주인아저씨의 인형 뽑기 실력도 구경해봐야겠다. 예전에는 배달 가서 수금한 돈으로 인형을 뽑아오셨다는데, 지금도 그러시는지는 모르겠다.

이모네 곱창 메뉴판
이모네 곱창의 메뉴판. 야채곱창, 알곱창, 순대곱창 등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모네 곱창’, 이곳은 단순한 곱창집이 아닌, 20대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다. 구리 맛집 골목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를 알 것 같다. 앞으로도 변치 않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포장된 곱창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이모네 곱창. 깔끔하게 포장되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포장된 곱창 디테일
윤기가 흐르는 곱창의 자태. 집에서도 쫄깃하고 맛있는 곱창을 즐길 수 있다.
곱창과 당면의 조화
쫄깃한 곱창과 탱글탱글한 당면의 환상적인 조합. 볶음 요리의 정석을 보여준다.
순대곱창볶음
곱창과 순대의 환상적인 만남. 푸짐한 양에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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