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왔다. 부산 토박이 친구가 몇 번이고 강추했던 구서동 밀면 맛집 면채움을 향해 출발하는 날! 서울 촌놈인 나는 솔직히 밀면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저 멀리 깔끔한 외관의 면채움이 눈에 들어왔다. 쨍한 햇빛 아래 하얀 간판이 빛나고 있었다. 드디어 부산 맛집 정복 시작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훅! 더위에 지쳐있던 나를 순식간에 천국으로 인도하는 기분이었다. 평일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도 테이블은 거의 꽉 차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무 테이블에 스테인리스 물컵,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물밀면, 비빔밀면, 온밀면 등 다양한 밀면 종류와 비빔만두, 숯불고기 등 사이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부산까지 왔으니 당연히 물밀면을 시켜야지! 그리고 친구가 강력 추천했던 비빔만두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밀면이 등장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비주얼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살얼음 동동 뜬 육수 위에 쫄깃해 보이는 면, 그리고 그 위에 곱게 올려진 고명들! 삶은 계란 반쪽, 채 썬 오이와 무, 그리고 양념장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는 비주얼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양념장이 잘 섞이도록 했다. 살얼음 때문에 젓가락이 시릴 정도였다. 드디어 첫 입! 차가운 육수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이거 진짜 미쳤다! 시원함을 넘어 짜릿함까지 느껴지는 맛이었다. 면은 어찌나 쫄깃한지, 면치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솔직히 밀면 몇 번 먹어봤지만, 이런 퀄리티는 처음이었다. 서울에서 먹던 밀면은 그냥 밀가루 덩어리였나 싶을 정도였다.
육수는 또 어떻고! 텁텁함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살짝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양념장이 육수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냈다. 솔직히 육수만 따로 마셔도 맛있었다. 같이 나온 무 절임도 아삭아삭하니 식감이 좋았다. 밀면의 쫄깃함과 무 절임의 아삭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물밀면을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을 때, 드디어 비빔만두가 나왔다. 얇게 튀겨진 만두피 위에 매콤한 양념과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진짜 대박 이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만두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피는 어찌나 얇은지, 마치 과자를 먹는 것 같았다. 만두 속은 꽉 차 있었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정말 맛있었다. 특히 같이 올려진 채소가 신의 한 수였다. 아삭아삭한 양배추와 향긋한 깻잎이 만두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줬다.

물밀면 한 입, 비빔만두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다. 시원한 밀면과 바삭한 만두의 조화는 상상 이상이었다. 왜 친구가 면채움 비빔만두를 극찬했는지 먹어보니 바로 이해가 됐다. 만두피의 바삭함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튀김 장인이 한 땀 한 땀 튀겨낸 듯한 완벽한 바삭함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 많던 밀면과 만두를 싹 비웠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하나 더 시켜 먹을까 고민했지만… 다음 맛집을 위해 배를 남겨두기로 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진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도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면채움에서 인생 밀면을 경험하고 나니 다른 밀면집은 이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다.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왜 면채움을 구서동 최고 밀면집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솔직히 서울에 이런 밀면집 하나만 있었으면 매일 갔을 텐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맛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 그리고 면채움은 혼밥 하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다. 혼자 와서 조용히 밀면을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나도 다음에 부산에 혼자 여행 오게 되면 꼭 다시 들러서 물밀면 한 그릇 해야겠다. 그때는 비빔만두 말고 다른 사이드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지. 숯불고기도 맛있어 보이던데…
면채움, 진짜 레전드 밀면집으로 인정합니다! 부산 구서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특히 더운 여름, 시원한 물밀면 한 그릇이면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강추! 또 강추!

아, 그리고 면채움은 평일 오후 5시쯤 방문하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느긋하게 밀면을 즐기고 싶다면 이 시간대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조금 북적거렸지만, 그래도 맛있어서 모든 게 용서됐다. 다음에는 꼭 조용한 시간에 방문해서 여유롭게 밀면을 음미해봐야지.
마지막으로, 면채움 물밀면의 비주얼을 잊을 수가 없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모습은 정말 예술이었다. 면 위에 올려진 고명들의 색감 조화도 완벽했고, 살얼음 동동 뜬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진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른다. 인스타 감성으로도 완벽한 밀면이었다.

면채움에서 밀면 먹고 힘내서 부산 지역명 여행 마저 해야지! 부산, 정말 매력적인 도시다. 맛있는 음식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다음에 또 와야겠다. 그때는 면채움에서 물밀면 곱빼기로 시켜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