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 40년 전통이 빚어낸 깊은 맛의 향연, 아산 우렁쌈밥 맛집 순례기

온양온천으로 향하는 길, 낡은 내비게이션이 웅얼거리는 소리조차 정겹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떠나는 고향 나들이, 목적지는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드나들던 온양전통시장 근처의 작은 식당이었다. 세월이 흘러 40년 전통의 아산 우렁쌈밥 맛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그곳, 어린 시절 추억과 함께 맛의 향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었다.

차창 밖 풍경은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의 온양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좁은 골목길, 왁자지껄한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 그리고 코를 찌르는 듯 향긋한 젓갈 냄새… 그 모든 것이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도착한 식당 앞, 예전의 작은 가게는 2호점까지 확장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본점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그곳에 더 끌렸다. 좁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익숙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9월의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식당 안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정갈하게 놓인 놋그릇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고, 곧이어 푸짐한 쌈 채소와 반찬들이 차례대로 놓여졌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과 제육볶음, 풍성한 쌈채소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과 제육볶음, 풍성한 쌈채소

메뉴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우렁제육쌈밥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쌈밥 정식이 눈 앞에 펼쳐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제육볶음은 매콤한 향을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고,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는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내며 따뜻함을 더했다. 싱싱한 쌈 채소는 쟁반 가득 담겨 나왔는데, 붉은 빛깔의 적겨자와 초록색 상추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가장 먼저 맛을 본 것은 역시 우렁쌈장이었다. 큼지막한 우렁이 듬뿍 들어간 쌈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맛을 보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견과류를 넣어 고소함을 더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간이 센 편이라 우렁을 듬뿍 건져 먹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제육볶음이었다. 보기에도 매콤해 보이는 제육볶음은 역시나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운맛을 자랑했다.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고, 양념은 달콤하면서도 매콤해서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맵기였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

쌈 채소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싱싱한 상추에 밥과 제육볶음, 그리고 우렁쌈장을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서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쌉싸름한 쌈 채소와 매콤달콤한 제육볶음, 그리고 짭짤한 우렁쌈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특히, 어리굴젓은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흰 쌀밥 위에 올려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쌈 위에 밥, 제육볶음, 어리굴젓을 올려 한 입 가득 먹는 모습
쌈 위에 밥, 제육볶음, 어리굴젓을 올려 한 입 가득 먹는 모습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도라지무침은 향긋한 향이 좋았고,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고등어조림은 부드러운 무와 함께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따뜻한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좋았지만, 조금 식어서 나온 점은 아쉬웠다.

정신없이 쌈을 싸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쌈 채소와 제육볶음, 그리고 우렁쌈장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밥 한 공기를 추가로 주문해서 또다시 폭풍 흡입을 시작했다. 쌈을 리필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 제공되어서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식당을 나서기 전, 계산대 옆에 놓인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식당 바로 옆에는 온양청주온천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예전에는 24시간 영업을 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온양온천역과 온양전통시장이 지척에 있어 식사 전후로 들러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식당의 큰 장점이다. 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구경하고,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행 코스가 될 것이다.

삼겹살, 쭈꾸미, 떡, 버섯 등이 푸짐하게 담긴 철판 요리
삼겹살, 쭈꾸미, 떡, 버섯 등이 푸짐하게 담긴 철판 요리

문득 철판삼겹쭈꾸미의 매콤한 유혹이 떠올랐다. 다음에는 꼭 철판삼겹쭈꾸미를 먹어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맛도 훌륭하지만, 24시간 영업한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새벽에 갑자기 쌈밥이 먹고 싶을 때나, 늦은 밤 출출할 때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혼자 방문하면 2인분 이상을 주문해야 한다는 점도 혼밥족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쌈 채소 리필에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분명 아산에서 손꼽히는 우렁쌈밥 맛집임에 틀림없다.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는 나를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데려다주었다. 온양온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 익은 철판 요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
다 익은 철판 요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

식당을 나서며, 40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식당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온양 맛집으로 남아주길 응원한다. 다음에는 어머니와 함께 방문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 풍경은 여전히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마음속에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맛있는 쌈밥을 즐길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 온양에서의 맛집 순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매콤한 양념에 볶아진 쭈꾸미와 삼겹살
매콤한 양념에 볶아진 쭈꾸미와 삼겹살
다양한 반찬과 쌈채소, 메인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
다양한 반찬과 쌈채소, 메인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윤기가 흐르는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한 상 가득 차려진 쌈밥 정식
한 상 가득 차려진 쌈밥 정식
우렁이 듬뿍 들어간 강된장
우렁이 듬뿍 들어간 강된장
맛깔스러운 쭈꾸미 볶음
맛깔스러운 쭈꾸미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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