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꼬르륵 소리가 요란한 게, 뱃속에서 난리가 났지 뭐여. “어디 맛있는 밥집 없을까?” 눈을 부릅뜨고 찾았더니, 웬걸, 서귀포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보물 같은 밥집을 발견했지. 이름하여 ‘바오밥정식’! 이름도 참 정겹지 않어?
찾아가는 길이 쪼까 험했어. “이런 데 정말 밥집이 있는 거 맞아?”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쯤, 저 멀리 하얀 벽에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식당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간판에는 ‘바오밥’이라고 앙증맞게 쓰여있고. 마치 어릴 적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더랑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서 옵서예~” 하는 반가운 인사가 귓가에 맴돌았어. 식당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있는 모습이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을 줬지. 천장을 보니 큼지막한 나무 기둥이 떡하니 버티고 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주는 분위기라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더라.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니, 정식 메뉴가 눈에 띄더라고. 기본 정식에 떡갈비, 가자미, 고등어 구이를 추가할 수 있다네? 나는 정식 2인에 고등어 구이를 추가했지. 제주 왔으니, 고등어는 꼭 먹어줘야 쓰겄어!
주문을 마치자마자,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반찬들이 쫙 깔리는 거 있지. 세상에, 이게 2인분 맞아? 싶을 정도로 푸짐한 한 상이었어. 반찬 가짓수만 해도 열댓 가지는 족히 넘어 보였어. 김치, 나물, 볶음, 조림 등등… 정말 없는 게 없더라. 하나하나 얼마나 정갈하게 담겨 있는지,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했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흑미밥에, 뜨끈한 국까지 나오니, 이건 완전 잔칫상이나 다름없었어.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
먼저 뜨끈한 청국장 한 숟갈을 떠먹어 봤어.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더니, 입안에 넣는 순간,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거야. 아이고, 이거 진짜 옛날 엄마가 끓여주던 바로 그 맛이네!

반찬 하나하나 맛을 보니, 정말 솜씨가 대단하시더라고. 짭짤한 톳나물은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꿀맛이고, 매콤달콤한 오징어젓갈은 입맛을 확 돋우는 게, 아주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 아삭아삭한 콩나물무침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고, 고소한 땅콩조림은 자꾸만 손이 가는 마성의 맛이었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등어 구이가 나왔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지.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밥 위에 얹어 먹으니,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는 표현이 딱이더라. 어찌나 촉촉하고 부드러운지, 뼈만 앙상하게 남기고 싹 비워버렸지.

정말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어. 반찬이 하나같이 맛있으니, 밥 한 공기로는 택도 없더라고. 아주머니께 밥 한 공기 더 추가해서 뚝딱 해치웠지. 배가 빵빵해지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밥을 다 먹고 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따뜻한 숭늉을 가져다주시네.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정말이지, 시골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한 끼였어.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어찌나 착한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가격으로 이렇게 푸짐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니, 정말 감동이었어. 아주머니 인심도 얼마나 좋으신지, “맛있게 먹었수?”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
다음에 제주에 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지. 그때는 가자미 구이도 한번 먹어봐야 쓰겄어. 혹시 서귀포 근처에 갈 일 있다면, 바오밥정식에 꼭 한번 들러보시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 장담하네! 든든한 집밥 한 끼로, 제주 여행의 행복을 더해보시길 바라오. 아, 그리고 5세 이상은 1인 1식이니, 참고하시고!

배불리 밥을 먹고 나오니, 식당 한 켠에 아기자기한 도자기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더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 나무로 된 “매주 목요일은 정기 휴일입니다”라는 안내판도 정겹고 말이지.

아, 그리고 아기 의자도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혹시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은 방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어. 아이가 식당 안에서 뛰어놀다가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야.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지는 기분이었어. 바오밥정식, 이 집이야말로 진정한 제주 도민 맛집이 아닐까 싶어. 다음에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