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 그 설렘을 안고 무작정 떠난 혼자만의 여정. 바다도 좋고 산도 좋지만, 역시 여행의 완성은 ‘맛’ 아니겠어? 특히 강원도는 막국수 맛집 성지순례 코스나 다름없잖아. 수많은 막국수집 중에서 어디를 가야 후회 없을까 폭풍 검색 끝에,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고성의 외딴 곳에 숨어있는 “산북막국수”였어. 전국 1등 순메밀국수라는 후기에 홀린 듯,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달렸지. 이런 곳에 식당이 있다고? 의심이 들 때 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어. 오늘도 혼밥 성공!
외진 곳에 덩그러니 놓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당 건물. 왠지 모르게 ‘찐’ 맛집의 향기가 풍겨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어. 테이블은 열댓 개 정도 놓여 있었는데,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는 따로 없었지만, 어차피 나는 혼밥 레벨 만렙이니까! 어색함 따위는 쿨하게 날려버리고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지.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벌써 식사하는 손님들이 꽤 있었어.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봐.

메뉴판을 보니, 막국수 종류도 다양하고 수육도 있네. 혼자 왔지만, 이 맛집에서는 꼭 순메밀 막국수와 수육을 먹어봐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과감하게 순메밀 막국수(2인)와 수육(소)를 주문했어. 혼자 2인분은 기본이지!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에 놓였어. 김치, 갓김치, 무생채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든 듯한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어. 특히 쿰쿰한 냄새가 나는 동치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완전 호! 옛날 전통 방식으로 담근 동치미의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졌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메밀 막국수가 나왔어.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지만, 면발에서 느껴지는 메밀의 향은 정말 남달랐어. 면 위에 올려진 삶은 계란 반쪽과 김 가루, 그리고 양념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지.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메밀의 풍미! 지금까지 먹어봤던 막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어.
순메밀 막국수는 100% 메밀로 만들어져 면이 쉽게 끊어지는데, 이 집은 면을 정말 잘 삶아내서 툭툭 끊어지는 식감과 쫄깃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어. 양념은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편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메밀 본연의 맛을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었지. 테이블에 놓인 식초, 겨자, 설탕, 들기름을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해. 나는 슴슴한 맛을 좋아해서, 들기름만 살짝 추가해서 먹었어.

순메밀 막국수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슬슬 다른 맛도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이번에는 테이블에 놓인 양념장을 듬뿍 넣고 비빔 막국수로 변신시켜봤지. 매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지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어. 슴슴한 맛도 좋지만, 역시 가끔은 자극적인 맛도 땡기는 법이니까!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동치미! 핑크빛 색깔이 너무나 예쁜 동치미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 막국수에 동치미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먹으니, 슴슴했던 막국수에 시원하고 깊은 맛이 더해져 정말 꿀맛이었지.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동치미 막국수 한 그릇이면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일 것 같아.

이번에는 수육 차례! 큼지막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수육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비주얼부터가 남달랐어. 겉은 족발처럼 검게 그을려져 있었고, 뽀얀 속살은 촉촉해 보였지. 수육과 함께 나온 명태식해는 젓갈 특유의 꼬득꼬득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어.
수육 한 점을 집어 들어 명태식해를 듬뿍 올려 입에 넣으니, 세상에 이런 맛이!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수육은 입에서 살살 녹았고, 꼬득꼬득한 명태식해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폭발했어. 특히 이 집 쌈장이 기가 막히다는 후기를 봤는데, 직접 담근 듯한 쌈장의 깊은 맛이 수육과 정말 잘 어울렸어. 갓김치, 무생채 등 밑반찬들과 함께 쌈을 싸 먹으니,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였지.

솔직히 처음에는 수육에서 돼지 누린내가 살짝 나는 것 같기도 했어. 하지만 명태식해와 함께 먹으니 누린내는 싹 사라지고, 오히려 풍미가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주인장의 깔끔함이 느껴지는 깨끗한 식재료였어. 상추, 배추 등 쌈 채소는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씻겨 나왔고, 김치 맛은 정말 시원하고 깔끔했어. 특히 들기름 통 주변에 끈적임 하나 없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지.
혼자였지만, 정말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순메밀 막국수 2인분과 수육(소)를 싹 비우고 나니, 배가 터질 듯 불렀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지. 맛있는 음식을 혼자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어.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지.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혼자 떠나온 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서 그런 걸까. 아마도 둘 다겠지. 산북막국수는 정말 강원도 고성의 숨은 보석 같은 곳이었어.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있지만, 찾아갈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고 생각해. 특히 순메밀 막국수는 꼭 한번 먹어봐야 할 메뉴!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어. 다음에 또 고성에 갈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산북막국수를 다시 찾을 것 같아. 그때는 꼭 일반 메밀 막국수도 먹어봐야지.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이니까.

총평
* 맛: 순메밀 막국수는 메밀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수육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 명태식해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 분위기: 외딴 곳에 위치한 노포 막국수집으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
* 가격: 막국수와 수육 모두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맛과 양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
* 서비스: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적.
* 재방문 의사: 고성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