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 약속 장소를 정하던 중,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긴 곳이 바로 ‘모란주점’이었다. 평소 스지 요리를 즐겨 먹는 나에게, 이곳의 스지전골은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미식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퇴근 후 곧장 달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20대 젊은 층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다. 간판에는 ‘모란주점’이라는 정갈한 글씨가 쓰여 있었고, 낡은 듯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외관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덕분에 오히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마치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의 어느 포장마차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지전골을 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메뉴는 단 하나, ‘모란한판’ 스지전골이었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곧바로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 버너가 놓이고,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지전골이 등장했다.

스지, 아롱사태, 힘줄, 갈비 등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와 팽이버섯, 쑥갓, 당면, 채소 등이 푸짐하게 담겨 나온 전골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냄비 가장자리를 따라 빈틈없이 놓인 얇게 슬라이스 된 소고기는 마치 꽃잎이 활짝 핀 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사진으로 미처 담지 못했지만, 육안으로도 신선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전골 중앙에는 잘 익은 스지가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벌써부터 기대되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을 바라보며, 은은하게 퍼지는 향긋한 육수 향에 저절로 침이 고였다. 국자로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깊고 진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단순한 고기 육수가 아닌, 오랜 시간 정성껏 우려낸 깊이가 느껴지는 맛이었다. 풍미, 밸런스, 여운, 이 세 단어로 이 국물 맛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익은 스지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콜라겐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스지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니, 스지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아롱사태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힘줄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각 부위별로 다른 식감과 맛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골에 들어간 채소들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팽이버섯은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향이 좋았고, 쑥갓은 특유의 쌉쌀한 맛이 전골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당면은 육수를 듬뿍 머금어 쫄깃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을 자랑했다.

스지전골과 함께 기본으로 제공되는 두부김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따뜻하게 데워진 두부 위에 잘 볶아진 김치를 올려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두부의 부드러움과 김치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두부김치는 스지전골과의 궁합도 훌륭했는데, 전골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술이 술술 들어간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시간이었다. 시원한 소주 한 잔을 곁들이니, 스지전골의 풍미가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특히, 뜨끈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소주는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듯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라즈베리 토닉에 한라산 소주를 섞어 마시는 모습도 보였는데, 다음에는 꼭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골을 먹는 동안, 육수가 줄어들면 직원분들이 알아서 육수를 리필해 주셨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는 맛으로 스지전골을 즐길 수 있었다.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이곳의 매력 중 하나였다.
둘이서 작은 사이즈의 스지전골을 시켰는데, 양이 딱 적당했다. 부족하다면 모듬 고기를 추가하거나, 주먹밥, 라면 등의 사리를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 특히, 매콤한 스지 라면은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메뉴라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모란주점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모란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이곳 ‘모란주점’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과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며,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