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괜히 센치해지는 그런 날 있잖아.
뭔가 특별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에 술 한잔 딱- 하고 싶은 기분.
친구한테 징징거렸더니, 야탑에 진짜 분위기 끝내주는 곳이 있다고, 완전 자기만 알고 싶은 맛집이라며 굳이굳이 데려가더라고.
이름은 진구네 식당.
간판부터가 뭔가 심상치 않아.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상호가 왠지 모르게 레트로하면서도 힙한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와…”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어.
밖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거 있지.
어둑한 조명 아래 촛불이 은은하게 빛나고, 벽 한쪽은 LP판과 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어.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에 들어온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랄까?
흘러나오는 음악도 장난 아니었어.
잔잔한 재즈 선율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데, 완전 내 취향인거 있지.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선곡하신다고 하더라고.
역시, 보통 내공이 아니신 듯.

테이블은 4~5개 정도, 바 자리도 4자리 정도 있는 아담한 공간이었어.
그래서 그런지 더 아늑하고, 비밀 아지트 같은 느낌이 들었어.
나는 미리 예약하고 갔는데, 안 그랬으면 큰일 날 뻔.
역시 야탑에서 입소문난 곳은 다르다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봤어.
부야베스, 꽃갈비살 메밀김치샐러드, 더덕무침 알차돌 버섯삼합… 메뉴 이름들이 하나같이 특이하고, 뭔가 엄청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여기 대표 메뉴라는 부야베스랑, 친구가 추천한 백명란구이를 시켰어.
술은 뭘 마실까 하다가, 하우스 와인 화이트랑 레드로 각각 한 잔씩 주문!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야베스가 나왔어.
비주얼부터가 장난 아니더라.
커다란 냄비에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있고,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어.
새우, 홍합, 대구… 진짜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 게 느껴졌어.
국물부터 한 입 딱 떠먹었는데… 와, 진짜 기가 막히더라.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술을 부르는 맛이랄까?
안에 들어있는 해산물도 어찌나 신선한지, 입에서 살살 녹는거 있지.

근데, 먹다 보니까 국물은 진짜 맛있는데, 건더기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바게트 빵을 추가해서 국물에 찍어 먹었지.
그랬더니, 부족함이 싹 사라지더라.
역시, 뭘 좀 아시는 분.
나중에 알고 보니, 부야베스 다 먹고 남은 국물에 파스타 면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아, 배불러서 그걸 못 먹은 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쉬워.
다음에 가면 꼭 파스타까지 클리어해야지!

부야베스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백명란구이가 나왔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명란 위에 마요네즈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는데,
이것도 비주얼이 진짜 예술이더라.
백명란구이 한 입 딱 먹는 순간,
나 진짜 눈이 번쩍 뜨였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명란과 부드러운 마요네즈의 조합이 환상적이더라.
맥주나 와인 안주로 진짜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분위기에 취하고, 맛있는 음식에 취하고,
와인까지 홀짝홀짝 마시니까,
진짜 세상 행복하더라.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깔깔 웃고 떠들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여기,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하시더라.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챙겨주시고,
웃는 얼굴로 대해주시니까,
더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어.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트러플 오일, 소금, 후추 아이스크림을 한번 먹어보라며 강력 추천하시더라고.
처음에는 ‘아이스크림에 트러플 오일…? 무슨 조합이지?’ 싶었는데,
사장님 믿고 한번 시켜봤지.
근데, 이거 진짜 반전 매력이야.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트러플 오일의 풍미가 더해지니까,
진짜 세상 고급진 맛이 나는거 있지.
소금이랑 후추가 킥 역할을 제대로 하더라고.
꼭 먹어봐, 진짜 후회 안 해.

진구네 식당, 진짜 야탑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발견한 기분이야.
멀리 서울까지 나가지 않아도,
이렇게 분위기 좋고 맛있는 곳에서 힐링할 수 있다니,
완전 감동이야.
데려가 준 친구한테 완전 고맙다고 칭찬해줬지.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들어.
재방문 의사 200%!!
아, 그리고 여기 예약 안 하면 자리 없을 수도 있으니까,
꼭 예약하고 가는 거 잊지 마!
진짜 강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