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떠난 혼자만의 여행, 목적지는 바로 꼬막의 본고장 벌교였다. 사실 꼬막 하면 1박 2일에서 봤던 꼬막정식의 향수 같은 게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다른 곳에서 처음 꼬막정식을 먹었을 때, 기대했던 만큼의 감동은 없었던 기억이 있어서 살짝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래도 벌교까지 왔으니 제대로 된 꼬막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부용산꼬막식당’의 문을 열었다. 혼밥러에게 꼬막정식은 흔히 높은 벽처럼 느껴지지만,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식당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분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한산해서 혼자 온 내가 왠지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꼬막정식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다는 문구가 살짝 걸렸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쭤보니 흔쾌히 1인분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메뉴판의 2인 이상 문구는 그저 장식이었을까? 어쨌든 혼자 여행 온 나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꼬막정식 주세요!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보성 녹차 티백을 넣은 시원한 얼음물과 함께 비타민제가 나왔다. 헛, 이런 예상치 못한 서비스라니. 지금까지 어떤 식당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신박한 경험이었다. 소소하지만 이런 작은 배려가 혼자 온 손님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드는 것 같다. 식사가 나오기 전, 시원한 녹차를 마시며 벌교의 정취를 느껴본다.
드디어 꼬막정식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꼬막회무침, 꼬막전, 꼬막탕수육, 꼬막 된장국, 삶은 꼬막 등등… 정말 꼬막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가 총출동한 느낌이었다. 이미지들을 보니, 반찬 가짓수가 어마어마하다. 꼬막무침을 중심으로 꼬막전, 탕수육, 꼬막 데침 등 다양한 꼬막 요리들이 흰색 접시에 보기 좋게 담겨 있다. 특히 꼬막전은 촘촘하게 꼬막이 박혀 있어 꼬막의 풍미를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쟁반 가득한 음식들을 보니 혼자 다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됐지만, 꼬막을 맛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가장 먼저 꼬막회무침에 젓가락이 향했다. 아삭한 무채와 탱글탱글한 꼬막의 조화, 그리고 매콤새콤한 양념장이 입맛을 확 돋우었다. 과하지 않게 맛깔스러운 양념이 꼬막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었다. 꼬막무침을 밥에 슥슥 비벼 한 입 크게 먹으니, 드디어 벌교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따뜻한 꼬막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시원한 육수에 슴슴하게 풀어진 된장이 꼬막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특히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따뜻한 국물이 더욱 꿀맛처럼 느껴졌다.
꼬막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촘촘히 박힌 꼬막 덕분에 씹는 맛도 좋고, 은은한 꼬막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꼬막탕수육은 처음 먹어보는 메뉴였는데, 쫄깃한 꼬막과 새콤달콤한 탕수육 소스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짜지 않고 슴슴한 나물 반찬들은 꼬막 요리와 함께 먹으니 더욱 조화로웠다. 특히 꼬막무침과 나물 반찬들을 밥에 싹싹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먹다 보니 정말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식사하는 동안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특히 사장님은 벌교 여행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시고, 맛집 정보도 공유해주시는 등 정말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혼자 온 손님에게 이렇게 따뜻한 배려를 해주시다니, 정말 감동이었다.
사실 꼬막 철이 아니라 꼬막 크기가 조금 작다는 후기도 있어서 살짝 걱정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꼬막 살이 통통하고 신선했다. 꼬막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꼬막은 미리 쪄놓은 게 아니라 금방 삶아져 나와서 더욱 맛있었던 것 같다. 위생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았다. 반찬들도 깔끔하게 담겨 나오고, 식기들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배부르게 꼬막정식을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멀리서 오셨는데 맛있게 드셨는지 모르겠네요”라며 환하게 웃으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고, 덕분에 벌교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다고 말씀드리니, 정말 기뻐하시는 모습이었다. 계산을 하면서 음료수라도 사드시라고 팁을 드렸지만, 극구 사양하셨다.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는 혼자가 아닌 둘이 되어 오겠다고 약속하고 식당을 나섰다.
부용산꼬막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사장님과 직원분들 덕분에 정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벌교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식당 바로 앞에는 벚꽃 하천길이 있다고 하니, 식사 후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꼭 한번 걸어보고 싶다. 그리고 식당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면 ‘철다리분식’이라는 곳이 있는데, 붕어빵이 정말 맛있다고 하니 꼭 한번 먹어보시길 추천한다. 아무리 배불러도 붕어빵은 포기할 수 없으니까!

부용산꼬막식당, 잊지 못할 벌교의 맛을 선사해준 곳. 꼬막정식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말고 이곳을 추천한다. 혼자라도, 둘이라도, 푸짐하고 맛있는 꼬막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벌교에 오게 되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꼭 붕어빵도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