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왔다! 벼르고 벼르던 마산행. 목적은 오직 하나, 싱싱한 바다 장어였다. 친구 녀석이 마산에 끝내주는 장어 맛집이 있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드디어 두 눈으로, 아니 입으로 직접 확인해 볼 기회가 온 거다. 마산은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드는 동네였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지나 드디어 ‘본장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이 꽤 넓어서 맘에 들었다. 역시 맛집은 주차장이 생명이지!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층도 넓었지만, 친구는 무조건 2층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과연 어떤 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와…!”
2층에 올라서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큼지막한 창문 너머로 마창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뷰가 펼쳐졌다. 푸른 바다 위로 길게 뻗은 다리가 정말 그림 같았다. 특히 해 질 녘 노을이 질 때 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이 정도 뷰라면 저녁에 다시 와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마치 바다 위에서 식사하는 기분이랄까?

메뉴판을 펼쳐보니 장어구이, 꼼장어, 모듬 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이것저것 다 맛볼 수 있는 모듬 구이로 결정했다. 가리비, 새우, 전복, 대합, 꼼장어, 장어까지! 이 모든 걸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가격은 좀 나가는 편이었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8만원 모듬구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숯불이 먼저 들어왔다. 숯불은 갈탄이었는데, 참숯이었으면 훨씬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 구이가 나왔다. 싱싱한 해산물과 장어, 꼼장어의 빛깔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특히 가리비는 껍데기째로 나와서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얼른 불판 위에 올려 구워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가리비부터 불판 위에 올려 구웠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뽀얀 속살이 드러나자 치즈를 듬뿍 올려 녹여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꿀맛이었다. 숟가락으로 통째로 퍼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새우도 껍질째 구워 먹으니,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전복은 말할 것도 없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했다. 대합도 신선해서 비린 맛 하나 없이 맛있었다. 해산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드디어 장어와 꼼장어를 구울 차례가 왔다.

장어는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서 기름이 쫙 빠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장어구이가 완성된 것이다. 아무 양념 없이 그냥 먹어도 담백하고 고소했지만,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감칠맛이 났다. 깻잎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향이 더해져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진짜,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이었다. 장어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없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꼼장어도 숯불 위에서 매콤한 양념이 지글지글 끓으면서 더욱 맛있게 익어갔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깻잎에 싸서 마늘, 고추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솔직히, 양념 꼼장어가 내 입맛에는 더 잘 맞았다.
모듬 구이를 다 먹고 나니, 살짝 아쉬운 감이 들었다. 그래서 양념 꼼장어를 추가로 주문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꼼장어를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음밥을 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가루와 참기름이 더해져 고소한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마무리로 장어 국수를 주문했다. 깔끔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장어 뼈로 우려낸 육수라 그런지, 국물 맛이 정말 진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산초를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빼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나는 산초를 좋아해서 그냥 먹었는데,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아, 그리고 여기 뼈 튀김도 별미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게, 완전 맥주 안주로 딱이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사모님이 NC 팬이고 사장님은 기아 팬이라고 하셨다. 야구 얘기를 잠깐 나누면서 더욱 친근함을 느꼈다.
전체적으로 음식은 깔끔하고 신선했다.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2층 뷰는 정말 최고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지만, 숯불 때문에 살짝 더웠다. 여름에는 2층이 더 더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장어와 멋진 뷰 덕분에 모든 게 용서되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가격이 좀 많이 나왔다. 둘이서 거의 10만원 가까이 쓴 것 같다. 확실히,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 퀄리티의 장어와 멋진 뷰를 생각하면, 한 번쯤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날,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본장어’를 추천한다.
다음에 마산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해 질 녘에 와서 노을 지는 마창대교를 보면서 장어를 먹어야겠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마산에서 장어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본장어’로 가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단, 주말에는 사람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름에는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1층에서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 그리고 ‘본장어’ 바로 앞에 매립 공사 칸막이가 쳐져 있어서 전망이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하지만 2층에서는 충분히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마산 여행, 그리고 본장어에서의 장어구이.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또 올게, 마산! 그리고 본장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