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칼퇴근에 성공한 금요일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곳, 여의도 맛집 ‘수火‘으로 향했다. 예전에 동료들과 회식하며 처음 방문했던 곳인데, 그때 맛본 숙성 돼지 목살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니,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지만, 1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환풍시설이 잘 되어 있는지 연기가 자욱하거나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숯불 화로에서는 은은한 온기가 느껴졌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여전히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예전 회식 때 거의 모든 메뉴를 섭렵했었지만, 나의 원픽은 단연 숙성 목살이었다. 오늘은 온전히 그 맛에 집중하기 위해, 14일 숙성 목살 2인분과 김치말이국수를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젓갈, 쌈무, 깻잎 장아찌, 묵은지, 갓김치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잘 익은 묵은지는 구워 먹으니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 목살이 나왔다. 선홍빛 고기에 칼집이 예술적으로 들어가 있었고, 겉면에는 허브 솔트가 뿌려져 있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숯불 위에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이 불판과 가까워서인지 고기가 순식간에 익어갔다.

“이제 드셔도 됩니다.” 직원분의 말에 침을 꼴깍 삼키며 잘 익은 목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첫 입은 역시 소금만 살짝 찍어서!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 하고 터져 나왔다. 부드러운 식감은 말할 것도 없고, 은은한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정말이지, 최고의 맛이었다. 예전에 왔을 때보다 더 맛있어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에는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어봤다.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목살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더해져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다양한 조합으로 즐기니, 질릴 틈이 없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순식간에 목살 2인분을 해치웠다. 중간중간 시원한 맥주도 곁들이니, 금상첨화였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김치말이국수가 나왔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김치와 오이, 무 등 고명도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들이켜니, 톡 쏘는 김치 맛과 새콤달콤한 육수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면발도 어찌나 쫄깃한지, 후루룩후루룩 계속해서 입으로 들어갔다. 역시, 고기에는 냉면이나 국수가 빠질 수 없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배웅해주셨다. 나올 때 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역시, 맛있는 곳은 다들 알아본다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 맛본 숙성 목살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른 부위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브리살이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꼭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물론, 나의 영원한 원픽은 숙성 목살이겠지만!
수火에서는 고기를 직접 구워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고기 굽는 연기 때문에 눈이 맵거나 옷에 냄새가 밸 걱정도 없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테이블 회전이 빠르지 않아,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해피아워 서비스를 통해 육회와 찌개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육회와 함께 든든한 식사를 즐겨봐야겠다. 아, 그리고 홍게라면은 비린 맛이 강하다는 평이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김치말이국수를 강력 추천한다!
여의도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맛보고 싶다면, 수火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숙성 목살은 꼭 한번 맛봐야 할 메뉴다. 훌륭한 맛과 서비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곳이다. 다만,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거나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오늘 저녁, 맛있는 숙성 목살에 시원한 맥주 한잔 어떠신가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