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향토 맛집, 고려당에서 펼쳐지는 추억 소환 미식 실험

익산, 그 이름만 들어도 어쩐지 푸근한 고향의 향기가 느껴지는 곳. 학창 시절,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분식을 즐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익산역에 도착하자마자, 나의 미식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고려당’이었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고려당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과 외관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 위, 파란색 간판에는 귀여운 아기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서 흔히 보던 분식집 같은 친근함이 느껴졌다.

고려당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려당의 외관. 정겨운 간판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맙소사.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는 ‘만두, 찐빵 판매 완료’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마치 과학 실험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내가 아니지. 쫄면도 맛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손님들로 가득했다.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방문객들의 추억이 담긴 낙서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님께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냈다. 금, 토, 일요일에만 영업을 하고, 오픈 전부터 대기표를 받는다니, 이 정도면 맛집을 넘어선 ‘성지’ 수준이다. 오전 11시에 오픈하는데, 8시부터 대기표를 가져간다는 이야기에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 열정이라면, 맛은 당연히 보장되겠지?

잠시 후, 냄비우동과 쫄면이 테이블에 놓였다. 냄비우동은 멸치 육수 베이스에, 쫄면은 양배추를 푸짐하게 썰어 넣어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냄비우동
멸치 육수의 깊은 맛이 느껴지는 냄비우동. 푸짐한 고명이 인상적이다.

먼저 쫄면을 맛봤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적당히 매콤한 양념장이, 입안 가득 침샘을 자극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양배추의 조화는, 마치 잘 조율된 오케스트라처럼 완벽했다. 특히 양배추의 시원한 단맛이 쫄면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마치 완충용액처럼, pH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느낌이랄까?

다음은 냄비우동 차례. 사실 우동은 그다지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묘하게 자꾸만 젓가락이 향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은 멸치 특유의 감칠맛이 깊게 배어 있었다. 마치 오랜 시간 푹 끓인 사골 육수처럼,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고려당 외관
점심시간이 지나도 손님들로 북적이는 고려당. 익산 맛집의 위엄을 보여준다.

그때, 사장님께서 살짝 오시더니, 만두와 찐빵을 1인분씩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희소식을 전해주셨다. 마치 연구에 난항을 겪던 중, 우연히 획기적인 발견을 한 기분이었다. 망설일 틈도 없이 “무조건 주세요!”를 외쳤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만두는, 정말 주먹만 한 크기를 자랑했다. 겉은 찐빵처럼 뽀얗고, 윤기가 흘렀다. 한 입 베어 무니,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만두소는 무말랭이, 당면, 고기 등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특히 무말랭이의 아삭한 식감이 돋보였다. 마치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했을 때처럼,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간도 적당해서, 간장을 찍지 않고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비빔모밀
매콤달콤한 양념이 매력적인 비빔모밀. 김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다.

찐빵 또한 만만치 않았다. 푹신한 빵 속에는 달콤한 팥 앙금이 가득 들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져 나갔다. 팥 앙금은 마치 고농축 에너지원처럼, 뇌에 직접적인 쾌감을 전달하는 듯했다.

고려당의 만두와 찐빵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추억’ 그 자체였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따뜻한 만두처럼, 정겹고 푸근한 맛이 느껴졌다.

사실, 고려당의 음식들은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화려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가 이곳만의 매력이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언제 찾아도 편안하고 반가운 느낌이랄까.

고려당 내부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고려당 내부.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금, 토, 일요일에만 영업을 한다는 점과, 만두와 찐빵이 일찍 품절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있기에, 더욱 간절하게 먹고 싶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꼭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콩국수와 비빔모밀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멸치 육수를 사용한다는 메밀소바의 독특한 풍미가 궁금하다. 마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과학자처럼, 새로운 맛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마치 실험 결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연구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고려당, 이곳은 단순한 익산 분식 맛집을 넘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 익산 여행에서도, 나는 어김없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마치 주기율표처럼, 내 미식 지도에 영원히 기록될 장소다.

단무지와 간장
심플하지만 맛을 돋우는 조연, 단무지와 간장.

돌아오는 길, 입안에는 아직도 만두와 찐빵의 따뜻함이 남아있는 듯했다. 마치 과학자가 실험 결과를 곱씹으며 다음 연구를 구상하듯, 나 또한 고려당에서의 경험을 되새기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익산 맛집 고려당, 나의 미각을 깨우는 새로운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찐빵
달콤한 팥 앙금이 가득한 찐빵.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찐빵 단면
찐빵 단면을 클로즈업. 팥 앙금의 촉촉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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