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땡기는 꿀꿀한 날씨,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 생각에 폰을 뒤적거렸다. 그러다 발견한 곳, 블로그 후기들이 죄다 극찬 일색인 “해운대31cm해물칼국수”였다. 다른 칼국수집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푼 채, 와이프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라 드라이브 코스로도 딱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보니 해물칼국수와 파전이 메인인 듯했다. 우리는 파전 하나랑 칼국수 2인분을 시켰다. 라스트 오더가 9시인데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는 걸 보니, 늦은 시간에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곳 같았다.

먼저 나온 파전 비주얼에 입이 떡 벌어졌다. 31cm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얇고 바삭한 밀가루 피 위에 해물이 진짜 아낌없이 듬뿍 올라가 있었다. 오징어, 새우, 조개 등등… 재료를 팍팍 넣어주시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젓가락으로 쭈욱 찢어 입에 넣으니, 바삭함과 쫄깃함, 그리고 해물의 풍미가 입안에서 폭발했다. 이거 완전 맥주 도둑인데? 운전 때문에 맥주를 못 마시는 게 얼마나 아쉽던지.

파전을 몇 점 집어먹으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물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해물들이 시선을 강탈했다. 가리비, 홍합, 바지락… 진짜 쉴 새 없이 건져 먹어도 계속 나왔다. 인당 9천 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푸짐한 양이었다. 면발은 우동처럼 굵었는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좋았다. 후루룩 면치기를 하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해물의 향! 진짜 신선한 재료를 쓰시는 게 느껴졌다.

국물 맛은 또 어떻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조개 덕분에 국물이 진짜 끝내줬다. 텁텁한 느낌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그 맛! 솔직히 술도 안 마셨는데, 해장되는 기분이었다. 와이프도 “국물 진짜 시원하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근데 여기서 잠깐! 이 집 김치, 진짜 맵다. 불닭소스맛이 살짝 나는 매운 김치인데, 칼국수랑 진짜 잘 어울린다.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들은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완전 극호! 사장님도 김치가 맵다고 미리 경고해 주신다. 근데 묘하게 중독성 있어서 계속 손이 간다.

솔직히 조개 껍데기 까먹는 건 좀 귀찮았다. 워낙 양이 많아서 까도 까도 계속 나왔다. 그래도 맛있는 칼국수를 먹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니, 즐겁게 까먹을 수 있었다. 김치는 매웠지만, 칼국수랑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먹다 보니 배가 너무 불러왔다. 2인분인데 양이 진짜 많아서 둘이 먹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파전은 포기할 수 없지! 남은 파전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해물칼국수랑 파전을 먹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계산하면서 보니, 여기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하시다. 음식도 빨리 나오고,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가져다주시고…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다만, 주차 공간이 좀 협소한 건 아쉬웠다. 우리는 운 좋게 가게 앞에 바로 주차했지만, 피크 시간에는 주변에 주차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 먹고 나오니,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았다. 포항 스페이스워크 갔다가 들르기 딱 좋은 코스인 것 같다. 영일대 해수욕장도 바로 앞이라, 밥 먹고 산책하기도 좋을 듯. 다음에는 친구들이랑 다 같이 와서 조개전골에 소주 한잔 기울여야겠다. 아, 그리고 여기 칼국수 3인분 시키면 2인분 그릇 하나랑 1인분 그릇 하나에 따로 나온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집에 돌아오는 길, 와이프랑 계속 “진짜 맛있었다”를 연발했다. 포항 맛집 불변의 법칙, 역시 칼국수엔 파전이라는 공식은 진리였다.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지. 진짜 포항에서 칼국수 먹고 싶다면, 무조건 여기다. 후회 절대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