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군포 나들이, 대통령도 반한 설렁탕 맛집에서 위로받다

오늘따라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며칠 전부터 묵직하게 내려앉은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고 싶어서였을까. 혼자 떠나는 늦은 점심, 목적지는 군포였다. 군포에는 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설렁탕집, 군포식당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도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에 괜스레 더 끌렸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 대통령이 사랑한 식당에서의 혼밥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설렁탕 한 그릇으로 위로받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군포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멀리서부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 외벽에 걸린 ‘군포식당’이라는 간판은 금색 글씨로 빛나고 있었다. 오랜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주차장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대통령이 찾던 식당이라고 하더니,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가 보다.

군포식당 외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군포식당의 간판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분위기였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겠지. 식당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TV가 걸려 있어 식사하면서 뉴스나 드라마를 볼 수도 있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까.

메뉴판은 단촐했다. 설렁탕, 수육, 제육. 딱 세 가지 메뉴만이 존재했다. 설렁탕 전문점다운 자신감이 느껴졌다. 고민할 필요 없이 설렁탕 한 그릇을 주문했다. 가격은 12,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무난한 편이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김치와 깍두기가 담긴 통을 가져다주셨다. 먹을 만큼 덜어 먹는 시스템이었다. 이런 시스템은 음식 낭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군포식당 내부 모습
혼밥하기에도 좋은 군포식당의 넓고 편안한 내부

김치통을 열어보니,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와 섞박지 스타일의 깍두기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젓가락으로 김치 한 조각을 집어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깍두기 역시 잘 익어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설렁탕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것 같은 맛이었다. 역시, 설렁탕집은 김치 맛이 중요하지. 김치 맛을 보니, 설렁탕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김치와 깍두기
설렁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김치와 깍두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렁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뚝배기 안에는 밥이 말아져 있는 토렴식으로 나왔다. 뜨거운 김이 테이블 위로 피어오르며, 코를 자극했다. 뽀얀 국물을 보니, 제대로 끓여낸 설렁탕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군포식당 설렁탕
뽀얀 국물과 듬뿍 올려진 파가 인상적인 설렁탕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뼈를 고아 낸 일반 설렁탕과는 달리, 한우 양지만을 넣어 끓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국물에서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사골 육수를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육향은 덤이었다. 간이 세지 않아서 좋았다. 나는 소금이나 후추를 넣지 않고, 국물 그대로의 맛을 즐겼다.

설렁탕 안에는 두툼한 양지머리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보니, 결대로 부드럽게 찢어졌다. 한 입 먹어보니,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뽀얀 국물에 적셔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고기의 양도 적당해서, 국물을 마실 때마다 고기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혼자 먹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양이었다.

숟가락으로 고기를 들어올리는 모습
촉촉하고 쫄깃한 양지머리 고기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든 설렁탕 국물은 정말 꿀맛이었다. 뜨끈한 국물과 밥을 함께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깍두기를 올려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김치도 겉절이 특유의 신선함이 살아있어 설렁탕과 잘 어울렸다. 김치와 깍두기를 번갈아 먹으며, 설렁탕 한 그릇을 금세 비워냈다.

정신없이 설렁탕을 먹고 나니,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이 맛에 혼밥하는 거지.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식당 내부를 다시 한번 둘러봤다.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니, 이곳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설렁탕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오늘, 그 사랑에 동참한 것 같아 뿌듯했다.

설렁탕 국물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인 설렁탕 국물

군포식당을 나서면서,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졌다.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울 수 있었다. 혼자였지만, 괜찮았다. 오히려 혼자라서 더 여유롭게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특히 군포식당처럼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음에는 수육이나 제육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군포에서 설렁탕 한 그릇으로 위로받은 하루였다. 대통령도 반한 군포 맛집, 군포식당에서 따뜻한 한 끼 어떠신가요? 혼자라도 괜찮습니다. 진하고 깊은 국물은 분명 당신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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