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해가 길어진 봄날, 혼자서 맛있는 한 끼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얼마 전 방문했던 ‘탐진강면사무소’가 떠올랐다. 남지에서 꽤나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혼자 밥 먹기에도 괜찮은 곳인지, 메뉴는 어떤지 궁금해서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오픈런에 성공했기에, 기다림 끝에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도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도 꽤 많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혼밥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운터석이나 1인용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메뉴판을 보니 돈까스와 모밀 종류가 다양했다. 혼밥러로서 가장 궁금했던 건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여부였는데, 다행히 대부분의 메뉴가 1인분 주문이 가능했다. 가격 또한 합리적인 편이었다. 리뷰를 보니 돈까스가 특히 푸짐하게 나온다고 해서 ‘옛날 돈까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판모밀’도 함께 주문했다. 사실 둘이 와서 메뉴 3개를 시켜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리뷰를 봤기에, 혼자 욕심을 부려볼까 했지만, 1인 1메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먼저 곁들임 찬이 나왔다. 깍두기, 단무지, 그리고 쌈무가 나왔는데,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곧이어 메인 메뉴인 ‘옛날 돈까스’가 등장했다. 처음 마주한 비주얼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정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두툼한 돈까스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씹을 때마다 ‘바삭’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육즙 가득한 돼지고기의 부드러움이 입안 가득 퍼졌다. 함께 나온 특제 소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끝맛이 살짝 매콤한 것이, 느끼함 없이 돈까스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듯했다. 돈까스 자체의 맛도 훌륭했지만, 이 소스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얇게 썰어진 돈까스가 큼직하게 썰려 있어 먹기에도 편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이어서 ‘판모밀’이 나왔다. 시원한 육수에 적셔 먹는 메밀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넉넉하게 담긴 메밀면 위에는 김 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함께 나온 쯔유를 적당량 부어 메밀면을 휘감아 먹었다. 메밀면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육수 역시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절한 간이었다. 다만, 어떤 리뷰에서는 모밀에 물기가 조금 더 빠지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내 입맛에는 적당했다. 갓 튀겨낸 따뜻한 돈까스와 시원한 메밀의 조합은 정말 환상이었다.


혹시나 돈까스가 너무 커서 다 못 먹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얇으면서도 커다란 옛날 돈까스 한 판은 혼자 먹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었다. 양이 정말 푸짐하게 나온다는 리뷰가 많았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1인분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들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바쁜 와중에도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어떤 리뷰에서는 직원이 적어 응대가 늦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회전율도 빠르고 음식도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이곳의 돈까스는 ‘옛날 돈까스’ 스타일인데, 얇고 커다란 사이즈가 특징이다. 튀김옷은 얇으면서도 바삭하게 잘 살아있고, 속살은 부드러우면서도 육즙이 풍부했다. 소스 역시 과하지 않으면서도 돈까스의 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돈까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 판모밀은 시원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또한, 비빔모밀도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돈까스의 경우 하루 사용량을 정해놓고 당일 아침에 수제로 제작하다 보니 성수기에는 2인 1개 제한을 두기도 한다는 후기였다. 하지만 이는 재료의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가격 또한 고기, 식용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소 올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퀄리티와 양이라면 충분히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졌다.
무엇보다 ‘탐진강면사무소’는 혼밥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다. 1인 좌석도 마련되어 있고, 메뉴도 1인분 주문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혼자 와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전혀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눈치 주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넉넉한 양과 맛있는 음식 덕분에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나중에 남편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돈까스를 좋아하거나 시원한 모밀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 ‘탐진강면사무소’를 강력 추천한다.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넉넉한 양과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