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으로 가는 길, 시간 여유가 좀 생겨서 허기진 배를 채우러 ‘서울깍두기’에 들렀다. 터미널 안에 있어서 큰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결과는? 완전 반전이었지.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었다. 마치 내 안의 흥을 깨우는 비트처럼, 한입 먹자마자 텐션이 제대로 올라오는 곳이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바로 설렁탕 특. 뽀얀 국물이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그 비주얼부터 남달랐다. 조명 아래 반짝이는 국물은 왠지 모를 깊은 맛을 예고하는 듯했지. 숟가락을 담그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함,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고기 육수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이 국물, 진짜 깔끔함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내 입맛에 딱 맞게 소금과 후추를 톡톡 뿌려줬다. 그러자 비로소 이 육수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혀끝을 감도는 부드러움, 그리고 뒤이어 올라오는 깊고 진한 풍미. 아침을 잘 안 먹는 나인데도, 이 맛에 홀딱 반해버렸다.

함께 나온 깍두기. 이게 또 물건이다. 너무 물렁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아삭하지도 않은 딱 좋은 식감.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거나 짜지 않은, 설렁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맛이었다. 이 깍두기 하나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비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설렁탕과 찰떡궁합인 상추 겉절이도 등장했다. 신선한 상추에 양념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었는데, 이게 또 별미 중의 별미였다.

하지만 이 집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바로 설렁탕 속 고기.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럽게 씹히는 이 고기, 그리고 이 고기를 찍어 먹으라고 따로 나온 소스! 이 소스가 정말 대박이었다. 새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이 소스는,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고기만 따로 먹어도 맛있고, 밥에 얹어 먹어도 맛있다. 정말이지, 이 조합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한입 먹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맛의 흐름이 꽤 선명했고, 전체적으로 조화가 완벽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직원분들도 하나같이 친절하셔서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자 와도, 여럿이 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매장도 넓고 깔끔해서 좋았다. 괜히 ‘서울깍두기’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니었다. 마치 여행의 시작점에서 만난 든든한 에너지원 같았달까.

사실 이곳, 설렁탕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들도 꽤나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깍두기 1,055, 설렁탕 874. 이 숫자들만 봐도 알 수 있지. 꼬리곰탕, 갈비탕, 만두, 삼계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얼큰설렁탕은 맵찔이들은 주의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도전해볼 만도 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시그니처는 역시 설렁탕과 그 곁을 지키는 깍두기와 겉절이다.

여기 자주 오시는 분들은 ‘특’ 사이즈 아니면 못 먹겠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양도 푸짐해서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여행 가기 전, 혹은 여행 후 출출할 때 들르기 딱 좋은 곳이다. 고속버스를 타기 전 과하게 먹는 건 조심해야 하지만, 이 맛을 어찌 참겠는가. 나 역시도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광주에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혹은 광주 터미널 근처에서 뭘 먹을지 고민이라면, 이곳 ‘서울깍두기’를 강력 추천한다. 이름에 ‘깍두기’가 들어가서 깍두기만 맛있는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설렁탕 국물의 깔끔함, 고기의 부드러움, 그리고 곁들여 나오는 김치들의 조화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맛이었다. 이곳은 분명 광주 서구의 보석 같은 맛집이었다.
포장해서 가족들과도 맛있게 먹었다는 리뷰를 봤는데,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뜨끈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는 몸살 기운이 있을 때도 딱일 것 같고. 다음에 또 광주에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진하고 깔끔한 국물, 그리고 훌륭한 반찬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최고의 식사를 선사하는 곳.
심지어 24시간 운영이라니, 언제든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밤늦게 방문해도 친절하게 맞이해주신다니, 이건 뭐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맛, 서비스,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 오늘 나의 텐션을 제대로 끌어올려 준 ‘서울깍두기’ 덕분에,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즐거울 것 같은 기분이다. 이곳은 정말 광주 서구 대박날 맛집임이 틀림없다.
이곳을 알게 된 것은 분명 행운이다. 다음번 광주 방문 시에도, 아니 다른 지역에서 광주로 오는 길에도 꼭 들르고 싶은 곳. 든든한 밥이 생각날 때, 언제든 이곳을 떠올릴 것 같다.
특히 설렁탕 특은 양이 많아서 정말 좋았다. 보성으로 가는 버스 시간이 좀 남았기에 들렀는데, 식사 후 버스 타러 가니 전혀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덕분에 버스 안에서 편안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맛있게 먹고, 든든하게 출발! 서울깍두기는 그런 곳이다.
진심으로 이 집의 맛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근처에서 이만한 맛집 찾기 힘들걸? 앞으로 광주를 오갈 때마다 꼭 들르게 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이 집 메뉴 다 먹어보고 싶다. 얼큰설렁탕도 궁금하고, 꼬리곰탕도 기대된다. 하지만 처음 만난 이 설렁탕의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은 예감이다.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마성의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