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천의 한 중식당을 찾았습니다.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이미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인천 대표 중식 노포’라는 명성에 걸맞게 웨이팅은 필수였습니다. 입구에 적힌 브레이크 타임(15:00~17:00)과 부족한 주차 공간 안내를 보며, 역시나 만만치 않은 곳임을 실감했습니다. 혼자 밥 먹는 저에게는 이러한 웨이팅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향한 열망은 그런 걱정을 잠시 잊게 했습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묵묵히 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식당 내부는 오래된 노포 특유의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과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혼자 온 저를 위해 다행히 카운터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1인 좌석이 있다는 점은 혼밥족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1인 좌석 덕분에 다른 손님들과의 거리감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메뉴판을 훑어보던 중, 이곳의 대표 메뉴인 옛날식 볶음밥과 간짜장, 그리고 탕수육이 눈에 띄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메뉴들을 추천하는 것을 보니, 역시 ‘인천 대표 중식 노포’라는 명성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 옛날식 볶음밥과 간짜장을 주문했습니다. ‘혹시 1인분 주문도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은 이제 제 식사 루틴의 일부가 되었지만, 다행히 이곳은 1인분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먼저 나온 것은 간짜장이었습니다. 뚝배기 안에는 진한 짜장 소스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습니다. 갓 볶아낸 듯한 채소와 돼지고기의 윤기가 흘렀습니다. 젓가락으로 한 젓가락 집어 면에 비벼 먹으니, 입안 가득 풍부한 풍미가 퍼졌습니다. 간짜장 특유의 춘장의 깊은 맛과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씹을수록 기분 좋은 식감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리뷰에서 보았던 ‘풋내’에 대한 언급이 떠올랐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간짜장 소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실제로 볶아진 채소에서 살짝 덜 익은 듯한 향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춘장을 볶는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나는 특유의 풋내였을까요. 직접 볶아낸 간짜장임에도 불구하고, 야채의 수분이 제대로 날아가지 않아 소스가 다소 묽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깊고 진한 맛을 기대했기에, 이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어서 나온 옛날식 볶음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습니다. 밥알 하나하나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져 있었고, 당근, 파 등 다양한 채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밥 위에 올라간 계란 프라이는 노른자가 살아있어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볶음밥 자체의 간도 적절했고, 고슬하게 볶아진 밥알은 씹을 때마다 고소한 풍미를 선사했습니다.


볶음밥과 함께 나온 짜장 소스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리뷰에서 ‘통조림 짜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직접 볶아낸 간짜장과는 달리, 이 볶음밥에 곁들여 나온 짜장 소스는 뭔가 가공된 듯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옛날식’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깊은 맛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볶음밥 자체는 맛있었지만, 짜장 소스가 그 맛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간혹 홀 직원들의 불친절하다는 평을 봤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불쾌한 경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분주한 와중에도 필요한 것을 챙겨주시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대놓고 귀찮아하는 기색이 보인다’는 리뷰처럼, 만약 서비스에 좀 더 신경 쓴다면 훨씬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은 주방장님의 몫이고, 사장님과 종업원들은 홀 관리와 손님 관리에 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맛을 위해 그렇게 줄을 서고 불친절함을 감수할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볶음밥 자체는 맛있었고, 간짜장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옛날식 볶음밥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면, 가끔 생각날 때 찾아갈 만한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천 대표 중식 노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다시 찾고 싶은 특별한 맛이었냐고 묻는다면, 저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제 입맛에는 좀 더 깊고 진한, 그리고 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맛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식당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들은 분명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입맛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을 겁니다. 혼자 식사하기에도 불편함이 없고,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다음에는 탕수육도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혼밥 성공은 했지만, 앞으로 이 식당을 다시 찾을지는 맛과 분위기,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저의 기대치가 얼마나 충족될지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인천 대표 중식 노포’라는 명성 뒤에 숨겨진, 맛과 서비스 사이의 줄다리기는 오늘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