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텐텐치킨: 깻잎 향 가득, 바삭촉촉 옛날 통닭의 정겨운 맛

오늘은 왠지 모르게 마음 한켠이 헛헛한 날이었어요. 뭘 먹어도 입맛이 없고, 뭔가 특별하면서도 익숙한 맛이 그리웠죠. 그러다 문득, 옛날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고소한 기름 냄새와 튀김 소리가 떠올랐어요. 그렇게 해서 찾게 된 곳이 바로 구례에 있는 ‘텐텐치킨 HOF’랍니다. 간판에서부터 옛스러운 느낌이 물려오는데, 푸른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동그란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밤이 되면 주변의 네온사인 불빛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텐텐치킨 HOF 간판
구례 텐텐치킨 HOF의 정겨운 간판. 밤이 되면 더욱 빛날 것 같아요.

사실 처음부터 이곳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친구와 함께 지리산 노고단에 가려고 계획했었거든요. 아침 일찍 출발해서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맛있는 치킨에 맥주 한잔하자 싶었죠. 그런데 집을 나서기도 전에 전화로 인근 치킨집 몇 군데를 알아보니, 어찌 된 일인지 다들 재고가 없다는 거예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살짝 당황했지만, ‘뭐, 그래도 치킨집은 어디든 있지 않겠어?’ 하는 마음으로 일단 구례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친구가 ‘텐텐치킨’을 가리키며 여기가 깻잎치킨으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큰 기대 없이 들렀는데, 이게 웬일이에요.

진열된 건담 프라모델
매장 한편에는 아기자기한 프라모델들이 진열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치킨집 안으로 들어섰을 때 처음 느낀 인상은 ‘어릴 적 동네 통닭집’ 같다는 거였어요.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딱 정감 가는 분위기랄까요. 벽에는 TV에 방영된 사진들이 걸려 있는데,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더라고요. MBN 방송에도 나왔던 모양이에요. 또 한쪽에는 귀여운 건담 프라모델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사장님의 숨겨진 취미를 엿볼 수 있었죠. 이런 소소한 볼거리들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벽에 걸린 방송 출연 액자
방송에도 소개된 유명 맛집인가 봐요. 액자 속 사진들이 맛있음을 증명하는 듯해요.

저희는 ‘깻잎치킨 순살’을 포장하기로 했어요. 앞서 말했듯, 다른 곳들은 재고가 없어서 기대 없이 들렀던 건데, 포장된 치킨을 받아보니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박스가 얼마나 꽉 차 있던지! 사장님께서 튀김을 넉넉하게 챙겨주셨던 건지, 아니면 원래 양이 이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받는 순간부터 ‘오늘 저녁 든든하겠다’ 싶더군요. 거기에 생맥주까지 포장해 주셔서, 정말 한 번의 방문으로 푸짐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답니다.

포장된 치킨과 소스, 콜슬로
포장 주문한 깻잎치킨 순살이에요. 푸짐한 양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집에 와서 박스를 열었을 때, 그 풍성함에 다시 한번 감탄했어요. 치킨 조각들이 어찌나 먹음직스러운지! 겉은 노릇노릇 바삭하게 튀겨졌고, 속살은 얼마나 촉촉한지 몰라요. 깻잎 향이 강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은은하게 퍼지는 깻잎 향이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풍미를 더해주더라고요. 퍽퍽할 수 있는 닭가슴살 부위마저도 정말 부드럽게 넘어갔어요. 한 입 딱 베어 물면, ‘아, 이 맛이지!’ 싶은 그런 맛이었어요. 마치 어릴 적, 동네 통닭집에서 막 튀겨낸 치킨을 손으로 뜯어 먹던 그 맛이 떠올랐죠.

바삭하게 튀겨진 깻잎치킨 조각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깻잎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튀김옷이 일품이에요.

함께 포장해온 콜슬로는 아삭하고 신선해서 치킨과 곁들이기 딱 좋았어요. 겨자 소스와 양념 소스도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껏 찍어 먹을 수 있었죠. 특히 고구마튀김과 닭똥집을 서비스로 넣어주신 것도 정말 감사했어요. 별미로 즐기기 딱 좋았거든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닭똥집은 맥주 안주로 최고였답니다.

치킨과 함께 나온 사이드 메뉴
푸짐한 메인 메뉴와 함께 곁들임 메뉴도 센스 있게 챙겨주셨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사장님과의 짧은 대화였어요. 제가 친구와 지리산 노고단에 갈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거긴 가면 죽어요!” 하시면서 만류하시더라고요. 사실 그날 예약이 취소되고 입구가 폭설로 차단되었다는 뉴스를 봤었는데, 사장님께서 그걸 미리 알고 계셨던 거예요. 괜히 헛걸음할 뻔했는데, 사장님 덕분에 계획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손님을 자기 일처럼 생각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음식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은 단순히 치킨만 맛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사장님의 정성, 음식에 담긴 추억,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었죠. 깻잎치킨의 훌륭한 맛은 물론이고, 퍽퍽살마저도 부드럽게 만드는 손맛, 거기에 덤으로 얻은 따뜻한 대화까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손주에게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 듯한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구례에 오시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깻잎치킨의 특별한 풍미와 바삭함, 촉촉함을 느껴보시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을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처음 방문했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단골집처럼 편안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집밥이 떠오르는 맛, 한 숟갈 뜨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랄까요.

아,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매장 안에는 왠지 모르게 시선을 끄는 물건들이 많았어요. 오래된 듯한 장식품이라든가, 아기자기한 소품들 말이에요.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서 사장님의 세심함과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다음에 구례에 가게 되면 꼭 매장 안에서 직접 먹어봐야겠어요. 그때는 사장님과 좀 더 오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흠잡을 곳 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따뜻한 정까지. 구례 텐텐치킨,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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