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집밥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 있잖아요? 마트에서 사 먹는 반찬이나 배달 음식으로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 그 허전함. 저도 그랬거든요. 그러다 친구한테 “야, 너 경동시장 지하에 있는 경동식당이라고 알아? 거기 진짜야, 집밥 맛집.” 이라는 말을 듣고 솔깃했죠. 사실 시장 안쪽 식당이랑은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이왕 가는 거 제대로 된 곳 가고 싶어서 경동식당으로 바로 향했습니다.

경동시장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 길부터가 좀 특별했어요. 오래된 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길목이 좀 좁고 오래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뭐, 이런 게 또 정감 가는 거죠. 계단을 올라 첫눈에 딱 들어온 경동식당. 겉모습은 사실 엄청 특별하다기보다는, ‘아, 여기가 오래된 식당이구나’ 하는 느낌을 줬어요. 하지만 문을 열고 딱 들어서는 순간,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습니다.

정말이지, 입구에서부터 가족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사장님 부부로 보이시는 분들이 저희를 보자마자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는데, 마치 오랜만에 온 손자를 반기는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그런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처음부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식당 안은 겉모습 그대로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큰 가마솥에서 소머리국밥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는데, 하얀 수증기와 함께 퍼지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제대로 자극하더라고요.

메뉴판을 딱 보니, ‘아, 이거다!’ 싶었어요. 오늘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집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익숙한 메뉴들이었어요. 비빔밥 재료들이 맛있어 보여서 처음엔 비빔밥을 먹을까 했는데, 그래도 이 집의 정수를 느끼려면 백반을 시켜야 할 것 같았죠. 그리고 ‘솥밥’이라는 말에 바로 마음이 끌렸습니다.

저희는 제육볶음과 오징어볶음을 하나씩 시키기로 했어요. 백반집이라고 해서 메인 메뉴 하나만 나오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밑반찬들이 함께 나오거든요. 보통 이런 곳들은 반찬도 다 맛있잖아요? 역시나,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식당 안은 바쁘게 움직이는 사장님들의 모습과 손님들의 이야기 소리로 활기가 넘쳤어요. 점심시간이라 북적이는 풍경이 오히려 시장 국밥집의 운치를 더해주는 듯했습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와… 정말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밥은 또 얼마나 맛있게 나오는지, 꼬슬꼬슬하게 잘 지어진 밥이 고봉으로 수북하게 담겨 나왔어요. 양도 푸짐해서 밥만 먹어도 든든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감동이었던 건 바로 반찬들! 김치, 젓갈, 나물 무침, 장조림… 셀 수 없이 많은 반찬들이 나왔는데, 하나같이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마치 엄마가 해주시는 바로 그 집밥 맛이랄까요? 젓갈은 비리지 않고 감칠맛이 돌았고, 나물 무침은 신선하고 간이 딱 맞았습니다. 맵기만 한 다른 곳의 제육볶음과는 달리, 경동식당의 제육볶음은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양념이 고기와 잘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어요. 오징어볶음 역시 쫄깃한 오징어와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일품이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공깃밥을 하나 더 시켜서 국물에 비벼 먹을까 고민할 정도였다니까요. 근데 여기서 또 감동이…! 분명 저희는 제육볶음이랑 오징어볶음을 시켰는데, 사장님이 반찬이 부족하면 더 가져다 드셔도 된다고, 그리고 밥도 더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밥까지 넉넉히 챙겨주시려는 그 마음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이 집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음식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훈훈함. 이게 바로 ‘정’이라는 거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오히려 든든하고 편안했어요. 오히려 저희가 더 먹길 바라시는 듯한 그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이날, 저는 경동식당에서 단순히 식사를 한 게 아니라, 사람 사는 온기를 제대로 느끼고 왔습니다. 어릴 적 엄마 손잡고 시장에 가서 먹었던 따뜻한 집밥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혹시라도 경동시장 근처에 오실 일이 있다면, 아니면 어디서든 맛있는 집밥이 그리워진다면, 꼭 한번 경동식당에 들러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저는 조만간 또 갈 겁니다. 그때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