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수타 돈까스와 우동, 혼밥 고수되는 법

혼자 밥 먹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퇴근 후, 혹은 주말 점심.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혼자서도 괜찮은 곳을 찾게 된다. 오늘은 특별히 ‘수타 돈까스’와 ‘우동’으로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다니, 기대가 안 될 수가 없다. 도곡동에 위치한 이 식당은 과연 혼밥러들의 성지가 될 수 있을까?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오픈 키친이라 그런지, 셰프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직원분들의 대화 소리와 조리 도구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뒤섞여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다만, 나는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곳에서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이 북적이는 분위기가 살짝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옆 테이블에서 카드 결제 오류로 잠시 소란이 있었는데, 다른 손님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여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점들이 오히려 혼자 식사하러 온 나에게는 조금 불편하게 다가왔다. 식당 분위기가 나와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다 ‘수제 생 돈카츠 정식(냉)’을 주문했다. 가격은 16,000원. 식당이 꽤 바빴음에도 음식은 10분 정도 기다리니 금방 나왔다. 비주얼만 봐서는 정말 기대가 되었다.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 돈까스는 겉은 바삭해 보였고, 곁들여 나온 샐러드와 밥, 그리고 우동까지 한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돈까스는 겉은 튀김옷이 두툼하고 바삭한 식감이 좋았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바삭함은 일품이었다. 하지만 고기의 두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얇았다. ‘두껍고 씹는 맛이 있는 돈까스’를 기대했지만, 내 것만 얇게 나온 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건지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튀김 옷의 바삭함과 고기의 부드러움의 조화는 괜찮았다.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돈까스를 맛볼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여러 후기에서 ‘완벽한 돈까스’라고 칭찬하는 글들을 많이 봤기에, 어쩌면 나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나온 우동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맑은 육수 덕분에 시원한 맛은 좋았지만, 면발이 너무 굵어서 씹기 부담스러웠다. 냉우동이라 그런지 면발의 쫀득함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차가운 육수 때문인지 소화도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일본의 쫀득하고 부드러운 우동 면발을 상상했기에, 이러한 굵고 씹기 힘든 면발은 실망스러웠다. 왜 이곳이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돈까스 정식 구성
푸짐하게 차려진 수제 생 돈카츠 정식의 모습. 곁들임 반찬과 샐러드, 밥, 그리고 우동까지 알찬 구성이다.

돈까스와 곁들여 나온 간장 계란밥은 쏘쏘했다. 평범했지만,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샐러드 역시 신선한 채소와 함께 새콤달콤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곁들임으로 나온 김치도 적당히 익어서 좋았다.

돈까스 정식 구성 상세
돈까스, 밥, 샐러드, 그리고 곁들임 반찬까지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밥 위에 뿌려진 녹색 가루가 눈에 띈다.

개인적인 입맛 차이일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집의 분위기와 우동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돈까스 자체의 튀김 솜씨나 퀄리티는 분명 괜찮았다. 다른 후기들처럼 ‘완벽한 돈까스’라고 극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매주 돈까스를 먹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재방문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치즈 돈까스나 흑돼지 돈까스 같은 다른 메뉴들도 궁금했다. 15,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돈까스의 퀄리티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돈까스 플레이트
먹음직스럽게 썰려 나온 돈까스. 겉은 노릇하게 튀겨져 있어 군침이 돈다.

이곳이 ‘생활의 달인’에 나올 만큼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맛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혼자 방문했을 때,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데, 이곳은 비교적 캐주얼한 분위기라 혼자 와서도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다만, 내가 방문했던 점심시간은 매우 붐볐기에,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다른 시간을 노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돈까스 단면
돈까스의 단면을 보면 고기의 핑크빛이 살짝 감돌고 있다. 튀김옷은 얇은 편은 아니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완벽한’ 곳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 망설여질 것 같다. 돈까스 자체의 맛은 훌륭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식당 분위기나 우동의 맛은 조금 아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분 주문이 당연시되고, 혼자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있다면 혼밥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곳이다. 실제로 나도 혼자 당당하게 식사를 즐겼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혼밥 손님들도 꽤 있었다.

우동과 튀김
우동 위에는 튀김과 파, 깨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굵직한 면발이 인상적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메뉴를 시도해보거나 혹은 좀 더 조용한 시간에 방문해보고 싶다. 혹시라도 도곡동에서 혼밥하기 좋은 맛집을 찾는다면, 이곳을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바삭한 돈까스를 좋아한다면 만족할 만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는 여정은 오늘도 계속된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다양한 입맛과 분위기에 대한 존중’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전체 상차림
돈까스 정식의 전체 상차림. 밥, 샐러드, 김치, 소스, 그리고 우동까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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