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친구 녀석이 슬쩍 흘린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야, 거기 진짜 탕수육이 미쳤다는데?” 오케이, 오늘은 너로 정했다. 용산으로 향하는 길, 벌써부터 입안에는 침이 고이기 시작했고, 뱃속에서는 꼬르륵 신호가 울렸다. 도착해보니 건물의 겉모습은 평범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후끈한 열기와 묘한 기운이 나를 맞이했다.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왁자지껄한 소리가 맛있는 음식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본 찬이 세팅되었다. 갓 무친 듯 신선한 양파 절임과 아삭한 단무지는 역시 중식의 기본이지. 테이블마다 놓인 앙증맞은 찻잔에는 따뜻한 차가 담겨 있어, 손을 녹이며 메뉴판을 탐색했다. 뭘 시킬까 고민 끝에, 친구 녀석이 강력 추천한 탕수육과 함께, 뭘 먹어도 실패 없는 자장면, 그리고 요즘 꽂힌 짬뽕까지 주문했다.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주방을 힐끔 쳐다봤는데, 웍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오는 게, 이곳 주방장님의 스웩이 느껴졌다.

드디어 메인 메뉴 등장! 가장 먼저 나온 건 바로 그 유명한 탕수육이었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졌고, 그 위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자작하게 뿌려져 있었다. 겉보기에도 튀김 옷이 두껍지 않고 고기 살이 꽉 찬 느낌이라, 한입 베어 물기 전부터 침샘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순간, 바삭한 소리가 ASMR처럼 귓가를 간지럽혔다.

한입 맛보자마자, 왜 친구가 그렇게 극찬했는지 알겠더라. 겉은 바삭, 속은 촉촉. 튀김옷은 얇고 고소했고, 고기는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웠다. 특히 이 소스! 너무 달지도, 시지도 않은 적절한 산미와 단맛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탕수육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올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곁들여 나온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풍미는 배가 되었고, 이 조합은 정말 ‘이거다’ 싶었다.

다음은 자장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유슬짜장이다. 얇게 썰린 돼지고기와 채소, 그리고 그 위에 돋보이는 파릇한 새싹 채소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면을 풀어 춘장 소스와 함께 입안 가득 넣었다. 진하고 깊은 춘장 맛에,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왔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하던지, 씹는 맛이 살아있어 질릴 틈이 없었다.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든든함이 밀려왔다.

그럼 이제 짬뽕 차례. 짬뽕은 역시 화끈한 국물이 생명 아니겠는가. 주문한 짬뽕은 얼큰한 국물 위에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국물 한 숟가락을 떠먹었는데, 와우.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이 예술이었다. 불맛이 살짝 감도는 듯하면서도, 해산물의 감칠맛이 더해져 정말 끝내줬다. 오징어, 홍합, 새우 등 신선한 해산물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씹는 맛도 풍부했다. 면발도 짬뽕 국물과 잘 어우러져, 한 젓가락 한 젓가락이 행복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슬짜장은 ‘와, 대박!’까지는 아니었다. ‘맛있다’ 정도? 하지만 탕수육과 짬뽕은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특히 탕수육은 겉바속촉의 정석이었고, 짬뽕 국물은 해장용으로도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밥 리필이 무제한이라는 점이다. 셀프로 이용하면 되는데, 밥심으로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이지. 하지만 공깃밥을 푸는 순간, 이미 한 그릇을 든든하게 먹은 터라 더 이상 밥 욕심을 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 점은 분명히 기억해 둘 만하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밥 리필은 덤이라는 사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차가 좀 불편하다는 점. 맛집을 찾아가는 길에 주차 문제로 스트레스받으면, 그 맛도 반감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음식 맛이 이러한 불편함을 충분히 상쇄시켜 줄 정도였다. 특히 탕수육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이지 ‘인생 탕수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이곳은, 힙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통 중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그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탕수육과 짬뽕은 다음에 또 방문하게 만들 강력한 이유가 될 것 같다. 용산 근처에서 맛있는 중식을 찾는다면, 이곳에서 탕수육 한 입으로 텐션을 끌어올려 보길. 후회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