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부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꼼장어였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부산 꼼장어 맛집을 볼 때마다 언젠가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었죠. 하지만 꼼장어라는 식재료 자체가 주는 독특한 식감과 맛 때문에 혹시라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주변에 꼼장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의외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도 해서 선뜻 도전하기가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부산에 꼼장어집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오히려 어떤 집을 가야 할지 고르기가 더 어려워지더라고요. 인터넷 검색을 하면 할수록 ‘불친절하다’, ‘생각보다 별로다’ 하는 부정적인 후기들도 종종 눈에 띄어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 블로그와 방문 후기를 꼼꼼히 비교하며 신중하게 고른 곳이 바로 ‘부영집’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했다는 후기를 보고 ‘그래, 여기라면 첫 꼼장어 경험을 실패하지 않겠지’ 하는 기대를 안고 방문했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테이블마다 놓인 불판과 그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꼼장어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저희는 2인 방문이라 꼼장어구이 반반(소금/양념) 메뉴와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꼼장어를 처음 먹어보는 저로서는 어떤 맛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이곳의 꼼장어는 겉보기에도 신선해 보이는 것이 일단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소금구이 꼼장어였습니다.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꼼장어에서 나는 냄새가 정말 군침 돌게 만들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익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꼼장어 특유의 비린 맛이나 거부감 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오히려 느껴져서 놀랐습니다. 십 년 넘게 이 집을 단골로 다녔다는 분들의 후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꼼장어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소금구이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다음으로 맛본 양념구이는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마치 떡볶이나 닭갈비 양념 같은 느낌이었는데, 꼼장어와 어우러지니 꽤나 중독적인 맛이었습니다. 매운맛을 좋아하거나, 꼼장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양념구이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 양념 맛이 볶음밥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의 연결이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함께 곁들여 나오는 소스였습니다. 특히 간장 베이스의 소스가 꼼장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는데, 꼼장어 입문자에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꼼장어 살점과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는 생각보다 훨씬 훌륭했습니다.
이곳 꼼장어의 또 다른 매력은 신선도입니다. 재료 회전이 잘 되는 곳이라 그런지 꼼장어가 정말 싱싱했습니다. 꼼장어는 굶은 놈으로 준비해주신다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전혀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먹었던 꼼장어가 미꾸라지만 하니 실망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곳의 꼼장어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품질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확신이 들었고, 멀리서라도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꼼장어 통구이 중 사이즈(50,000원)는 2인 방문 기준으로 양이 충분했습니다. 꼼장어 하면 보통 양이 적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곳은 푸짐하게 제공되는 편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2인에 5만원이면 충분하다’는 후기처럼, 가격 대비 양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약 15~2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저희는 이미 다 구워져서 나온 상태였지만, 다른 테이블에서는 생 꼼장어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내어주기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 바쁜 시간대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시는 듯했습니다. 꼼장어 통구이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독특한 맛이었는데, 일행은 마치 미식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마치 통오징어찜의 내장이나 갑각류의 내장 같은 부드러운 결을 가진 식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몇 번 맛을 보니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자는 꼼장어 통구이가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확실하지 않아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곳의 꼼장어 통구이는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이었고, 재방문 의사가 확실히 들었습니다.
식사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이었습니다. 양념구이의 맛있는 양념이 남아있는 팬에 밥을 볶아 먹으니, 앞서 먹었던 꼼장어의 풍미가 더해져 그 맛이 배가되었습니다. 넉넉하게 뿌려진 김가루와 참깨가 고소함을 더해주었고, 마지막까지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꼼장어를 즐겨 먹는 모습을 보니, 이 집의 꼼장어가 가진 매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불친절하다’는 후기도 종종 봐서 조금 걱정했는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꼼장어를 도전하는 사람에게 ‘부산 부영집’을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할 것입니다. 담백한 소금구이부터 매콤한 양념구이, 그리고 독특한 식감의 통구이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꼼장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꼼장어 입문자에게는 소스나 양념을 활용하여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물론 꼼장어라는 식재료 자체가 가진 독특함 때문에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특별한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거나, 꼼장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면 ‘부영집’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내년에도 다시 이곳을 찾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