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의 정성, 바다 향기 가득한 밥상: ‘바다횟집’에서 맛본 고향의 맛

아이고,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요즘,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때가 있지요. 마침 삼척으로 나들이 갈 일이 생겨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얼마 전 허영만 선생님께서도 다녀가셨다는 그곳, ‘바다횟집’ 생각이 났답니다. 텔레비전으로만 보다가 직접 찾아가 맛보는 건 또 다른 설렘 아니겠어요? 고향집 마루에 앉아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따끈한 찌개 생각이 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이 우리 몸과 마음을 얼마나 편안하게 해주는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는 소문도 익히 들었기에, 제 발걸음은 이미 그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도착해보니, ‘바다횟집’은 겉모습부터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졌어요. 간판에는 ‘곰치국’과 ‘바다횟집’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듯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듯 정겨운 외관은 마치 시골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을 주었죠. 가게 앞에 놓인 수조에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어서 오라 손짓하는 듯 힘차게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랄까요.

바다횟집 외부 전경
정겹고 푸근한 느낌의 ‘바다횟집’ 외부 모습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조명 아래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북적이는 식당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편안함이 감돌았습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 그런지, 이곳을 찾는 분들의 익숙한 모습과 잔잔한 대화 소리가 어우러져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자리에 앉자마자, 저는 가장 궁금했던 곰치국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곰치국이 제철이 아니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래도 삼척까지 왔으니 꼭 맛보고 싶었거든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곰치국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뚝배기 안에는 말캉한 곰치 살과 묵은 김치가 어우러져 보글보글 끓고 있었어요. 김치가 들어가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고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마치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김치찌개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치국을 보자마자, 입안 가득 침이 고였어요.

김치 곰치국
묵은 김치와 함께 끓여낸 얼큰한 곰치국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국자 가득 곰치국을 떠서 한 숟갈 맛보니, 아! 이 맛이야! 정말이지, 입에서 스르륵 녹는 듯한 부드러운 곰치 살과 시원 칼칼한 김치 국물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습니다. 곰치라는 생선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김치가 그 비린 맛을 싹 잡아주고 감칠맛을 더해주었더라고요. 뜨끈한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니,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곰치국 국물 근접샷
김칫 국물이 우러나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곰치국 국물입니다.

이곳의 곰치국은 2만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곰치 양도 어찌나 푸짐하던지, 밥 한 숟갈에 곰치 살 한 점 올려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버렸어요.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넉넉한 인심에 감탄했습니다. 곰치가 잘 안 잡히는 철이라곤 하지만, 귀한 곰치를 이토록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묵은 김치는 곰치국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입맛을 돋우었죠. 알싸한 김치 맛이 느껴지니,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 맛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콩나물 무침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해조류 무침도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주는 듯했죠. 따뜻한 밥에 맛깔스러운 반찬들을 곁들여 먹으니, 마치 고향집 밥상에 앉아 있는 듯한 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다양한 밑반찬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메인 메뉴의 맛을 더해줍니다.

사실 곰치국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줄 다른 메뉴들도 훌륭했습니다. 함께 간 일행 중 한 명은 대구탕을 주문했는데요. 맑고 투명한 국물에 푸짐한 대구살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소금 간만으로 맛을 냈다는 대구탕은 그야말로 바다 그 자체의 신선함을 담고 있었어요. 싱싱한 대구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시원하고 깊은 국물은 해장으로도 제격이었습니다.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인상 깊었어요.

대구탕
신선한 대구살이 듬뿍 들어간 맑고 시원한 대구탕입니다.

또 다른 메뉴로는 물회를 시켜보았는데, 와! 이것 또한 별미였습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신선한 회 위에 오이, 당근, 배채 등 갖가지 채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그 위를 새빨간 양념이 덮고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죠. 함께 나온 육수를 부어 비벼 먹으니,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물회라면 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어요.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여럿이서 함께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물회와 곰치국
푸짐한 양의 물회와 뜨끈한 곰치국 한 그릇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웁니다.

중간중간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빼놓을 수 없어요. 반찬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면 말하지 않아도 먼저 가져다주시고, 손님들의 요청에도 언제나 밝은 미소로 응대해주셨습니다. 짧은 머리의 아주머니께서 특히 더 친절하셨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런 정성 덕분에 음식이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한 끼 식사지만, 이곳 ‘바다횟집’에서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을 넘어, 따뜻한 정과 옛 추억을 함께 맛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메뉴가 있다’, ‘음식이 맛있다’는 리뷰들을 보며 왜 사람들이 이곳을 ‘인생 횟집’이라 칭찬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어요. 곰치국 특유의 말캉한 식감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저는 그 색다른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나중에 또 삼척에 오게 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다시 이곳 ‘바다횟집’을 찾을 겁니다. 따뜻한 밥상처럼 정성 가득한 음식과 푸근한 인심이 있는 이곳이라면, 언제나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를 보장할 테니까요. 특히 곰치 철에 맞춰 다시 방문해서 그 진한 국물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여러분도 삼척에 오시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손맛,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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