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묵호, 추억 한 사발에 담아낸 뜨끈한 옹심이 칼국수 한 그릇

아이고, 고향 가는 길에 꼭 들르라는 처가 어른 말씀이 귀에 맴돌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말씀인즉슨, 동해 묵호에 아주 특별한 맛집이 있다는 것이었지요. 벌써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처가 식구들이 변함없이 찾아온 곳이라니, 어떤 맛이기에 이리도 오랜 세월 사랑받을 수 있을까, 가슴 한 편이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묵호로 이사 오신 장모님 덕분에 이곳과는 깊은 인연이 닿았다는 말씀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정겨운 밥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동해시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해서, 갈 때마다 혹시나 줄이 길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게 되는 곳입니다. 특히 연세가 지긋하신 장모님께서 앉았다 일어서기 힘들어 하셔서, 혹시나 불편하지는 않으실까 늘 노심초사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운 좋게도 대기 없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국물 냄새와 함께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주었습니다.

가족 사진이 걸린 식당 내부 모습
오래된 추억들이 깃든 사진들이 정겹게 걸려 있는 식당 내부 풍경입니다.

먼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옛날 시골집 밥상처럼 푸짐하면서도 정갈했습니다. 하얀 그릇에 담긴 뽀얀 국물의 칼국수는 고명으로 김가루와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어 군침을 돌게 했습니다. 그 옆으로는 먹음직스러운 김치와 깍두기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특히 깍두기는 먹기 좋게 썰어져 있어, 젓가락으로 집어 먹기에도 편했습니다.

옹심이 칼국수와 김치, 깍두기 모습
뽀얀 국물에 쫄깃한 옹심이와 부드러운 면발이 어우러진 옹심이 칼국수, 그리고 아삭한 김치와 깍두기까지.

우리가 주문한 것은 바로 이 집의 자랑, 옹심이 칼국수였습니다. 이 옹심이가 또 보통 옹심이가 아니라고 합니다. 쫄깃쫄깃하면서도 입안에서는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하더군요. 국물 한 숟갈을 떠먹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것이, 마치 오랜 시간 푹 끓여낸 사골국물처럼 진한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멸치 육수의 시원함과 진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옹심이 클로즈업 모습
투명한 듯 쫄깃한 옹심이의 모습이 먹음직스럽습니다.

탱글탱글한 옹심이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왔습니다. 얇고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은 툭툭 끊어지지 않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옹심이와 칼국수를 한 그릇에서 맛볼 수 있다니, 정말 복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칼국수 면발과 옹심이 모습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과 쫄깃한 옹심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이곳 김치 맛도 정말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김치의 단맛이 조금 강하게 느껴졌다면, 이제는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더해져 칼국수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깍두기 역시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특히 깍두기 국물을 따로 갖다 주시는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연로하신 장모님을 위해 무우국물을 잊지 않고 챙겨주시는 모습에,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치 클로즈업 모습
먹음직스러운 김치의 빛깔이 식욕을 돋웁니다.

처음 왔을 때는 양이 적어 보였지만,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든든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양이 많아요’라는 평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식가들을 위한 곱빼기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푸짐하게 드시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옹심이 칼국수와 곁들임 반찬들
푸짐하게 차려진 옹심이 칼국수 한 상 차림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사람 사는 정(情)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허영만 작가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될 만큼 고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더니, 역시나 헛된 소문이 아니었습니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는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직접 찾아와 주문을 받아주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업시간이 오후 2시까지만이라는 점입니다. 늦게 방문하면 재료 소진으로 인해 맛을 못 볼 수도 있다고 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꼭 시간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곳은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가도 이미 사람들이 많을 정도이니, 여유롭게 드시고 싶다면 조금 더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겠지요.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을 이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지인들에게도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입니다. 다음에 묵호에 오면 또 들러서, 따뜻한 옹심이 칼국수 한 그릇으로 추억 한 사발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한 끼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맛과 따뜻한 정으로, 이곳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깊이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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