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내려 부산역 광장을 빠져나오니, 훅 하고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게 영락없는 여름 날씨구먼. 역 앞에 떡 하니 자리 잡은 “초량밀면” 간판이 눈에 띄는 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 옛날 생각도 나고, 시원한 밀면 한 그릇 딱 땡기더라고. 부산에 왔으니, 이 부산 지역 맛집 그냥 갈 수 없지!
점심시간도 훌쩍 넘긴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북적하더라. 역시나 오래된 맛집은 달라도 다르다 싶었지. 마침 2층에 자리가 있다고 안내해주셔서 얼른 올라갔어. 2층은 리모델링을 싹 했는지, 아주 깔끔하고 쾌적하더라고. 옛날 허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세련된 식당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
자리에 앉자마자 따끈한 육수가 담긴 주전자를 내주시는데, 어찌나 구수하고 향긋한지. 짭짤하면서도 은은한 한약재 향이 나는 것이, 딱 내 입맛에 맞았어. 홀짝홀짝 마시니 속이 따뜻해지면서,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마시던 보리차 같기도 하고.

메뉴판을 보니 물밀면, 비빔밀면, 만두 딱 세 가지뿐이더라.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물밀면 하나랑 만두를 시켰어. 역시 맛집은 메뉴가 단순해야 한다니까.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밀면이 나왔어.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지. 뽀얀 면 위에 빨간 양념장, 얇게 썰린 돼지고기 수육, 오이, 그리고 반쪽 삶은 달걀까지, 색깔 조화가 아주 훌륭하더라고.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이야, 이 맛이지! 살짝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육수가 입 안 가득 퍼지는데, 더위가 싹 가시는 것 같았어. 면은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아주 좋았지. 돼지고기 수육도 야들야들하니, 면이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나는 식초랑 겨자를 살짝 더 넣어서 먹는 걸 좋아해. 톡 쏘는 맛이 더해지니, 밀면 맛이 한층 더 살아나는 것 같더라고. 옛날에는 이렇게 취향껏 식초랑 겨자를 넣어 먹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 밀면집들은 미리 간을 해서 나오는 곳이 많더라고. 역시 초량밀면은 옛날 방식을 그대로 지켜서 더 정감이 가는 것 같아.
밀면을 반쯤 먹어갈 때쯤, 기다리던 만두가 나왔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겉으로만 봐도 속이 꽉 차 있을 것 같더라고. 만두피는 얇고 쫄깃하고, 만두소는 돼지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있어서 육즙이 팡팡 터졌어. 특히 후추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게,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제대로 하더라고.

나는 밀면이랑 만두를 같이 먹는 조합을 정말 좋아해. 시원한 밀면 한 젓가락 먹고, 따뜻한 만두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에서 천국이 따로 없다니까. 특히 초량밀면 만두는 밀면이랑 찰떡궁합이라, 꼭 같이 시켜 먹어야 해.
정신없이 밀면이랑 만두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싹 비워져 있더라고.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 숨쉬기 힘들 정도였어. 그래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어. 오랜만에 맛있는 밀면을 먹어서 그런가,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지.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여전히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더라고. 역시 유명한 맛집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인기가 많구나 싶었어. 나도 다음에 부산에 오면 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겼지.

초량밀면, 변치 않는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다 있더라. 혹시 부산역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서 추억의 맛을 느껴보길 바라.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혹시 곱빼기를 시킬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보통으로 시키는 걸 추천해. 양이 꽤 많아서, 보통으로 시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거든. 그리고 비빔밀면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에는 비빔밀면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정말이지, 초량밀면은 부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라니까!
참, 가게는 부산역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찾기도 쉬워.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라고 하니, 참고해서 방문하길 바라. 아, 그리고 주말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가거나 늦게 가는 게 좋을 거야.
밀면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니, 이제야 진짜 부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역시 부산의 맛은 밀면이지! 앞으로도 초량밀면이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면서, 나는 다음 맛집 탐방을 위해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온육수를 마실 때는 놋쇠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데, 그 모습이 참 정겹다. 컵에 따라 마시는 따뜻한 육수는 짭짤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나서, 밀면을 먹기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숭늉 같은 느낌이랄까?
물밀면에는 얇게 썰린 무 절임이 함께 나오는데, 이게 또 별미다. 아삭아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밀면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워준다. 밀면 한 젓가락에 무 절임 하나 올려 먹으면, 정말 환상의 조합이지.
비빔밀면을 시키면 따뜻한 육수를 함께 주는데, 이 육수가 또 그렇게 맛있다고 하더라. 비빔밀면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다음에는 꼭 비빔밀면을 시켜서 그 육수 맛을 봐야겠다.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는 아니고, 제법 큼지막한 편이다. 젓가락으로 집으려고 하면 잘 으스러지니, 조심해서 들어야 한다. 만두피는 얇고 쫄깃하지만, 젓가락질이 서툰 사람은 조금 먹기 힘들 수도 있겠다.
밀면의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다. 너무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흐물거리지도 않는 딱 적당한 쫄깃함이다. 면을 어찌나 잘 삶았는지, 입안에서 착착 감기는 느낌이 정말 좋다.
가게 내부는 꽤 넓은 편인데,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손님들로 가득 찬다. 특히 부산역을 오가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짐을 들고 온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워낙 회전율이 빨라서 금방 자리가 나는 편이다.
초량밀면은 가격도 착하다. 물밀면, 비빔밀면 모두 6천 원이고, 만두도 6천 원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 가격으로 맛있는 밀면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지. 곱빼기는 5백 원만 추가하면 되니, 양이 부족한 사람은 곱빼기를 시켜도 좋을 것 같다.
밀면 위에 올려진 돼지고기 수육은 얇게 썰어져 나오는데,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퍽퍽하지 않고 야들야들해서, 면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고기 고명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하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추가해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옛날에는 밀면이 정말 저렴한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가격이 많이 올라서 아쉽다. 하지만 초량밀면은 여전히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런 착한 가격의 맛집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해.
밀면을 먹고 나면 입안에 은은하게 계피 향이 남는다. 이 계피 향 때문에 밀면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계피 향이 밀면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계피 향이, 밀면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가끔 테이블 정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은 조금 아쉽다. 워낙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직원들이 테이블을 깨끗하게 닦지 못하고 그냥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맛은 변함없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초량밀면은 부산 사람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특히 부산역 근처에 있어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에 좋다.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초량밀면에서 맛있는 밀면 한 그릇 먹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