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곳은 광주의 정겨운 월곡시장. 시장 특유의 활기찬 공기와 함께,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평범한 오후, 저는 이곳에서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져 오던, 그러나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는 극찬이 자자한 그곳, ‘OO횟집’을 찾아가는 길은 마치 비밀스러운 보물찾기를 떠나는 듯한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지인의 추천 덕분이었습니다. “광주에서 참돔 유비끼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무조건 여기야.”라는 그의 단호한 이야기에, 저는 망설임 없이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월곡시장 공영주차타워에 차를 세우고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활기찬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신선한 해산물의 비릿함과 갖가지 먹거리의 향긋함이 뒤섞여 오감을 자극했습니다. 바로 그때,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력적인 음식 냄새가 코끝을 스쳤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참돔 유비끼에서 풍겨오는 향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습니다.

저를 맞이한 곳은 생각보다 아담하고 정겨운 공간이었습니다. 시장 안의 오래된 듯한 횟집이었지만,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북적이는 모습에서 이곳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부부가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던 터라, 가게 안에는 활기찬 에너지와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예약 없이는 맛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잠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앞에 그토록 기다리던 참돔 유비끼가 놓였습니다.
빛깔부터 남달랐습니다. 투명하고 영롱한 참돔의 살점은 마치 갓 빚은 조개 진주처럼 은은한 광택을 띠고 있었습니다. 껍질 부분은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웠고, 붉은색과 흰색 살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얇게 썰어낸 것이 아니라,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두툼하게 썰려 나온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혀끝에 닿는 순간, 비린 맛은 전혀 없이 오직 신선함만이 온몸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지며, 참돔 본연의 깊고 풍부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마치 바다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이곳의 참돔 유비끼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훌륭한 곁들임 음식들입니다. 그냥 횟집이 아니라 ‘시장 횟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정성껏 준비된 반찬들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갓 지은 듯 따뜻한 초밥 밥 위에 와사비를 듬뿍 올려 두툼한 회 한 점을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습니다. 초밥의 달콤함과 와사비의 알싸함, 그리고 회의 신선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황홀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감탄을 자아냈던 것은 바로 함께 제공되는 알탕과 고등어 조림이었습니다. 신선한 알이 가득 들어간 알탕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알의 맛과 함께, 국물 속에 푹 익은 무와 파의 조화가 해장으로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바로 묵은지 고등어찜이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푹 익은 묵은지와 부드러운 고등어 살코기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선사했습니다. 김치찜 전문점을 따로 열어도 대박 날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과언이 아님을 실감했습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을 만큼 깊고 진한 맛이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넘어, 푸짐한 인심과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방문했지만 마치 오래된 단골집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시장 안이라 다소 협소하고 깨끗한 느낌보다는 정겨운 분위기가 강하지만, 그 모든 단점은 압도적인 맛과 푸짐함으로 상쇄되었습니다.

젊은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넉넉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사시사철 붐비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곳 사장님의 두툼한 회 맛을 보면 다른 데 가서 회 못 먹습니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저 역시도 이제는 다른 횟집에서 회를 먹기 망설여질 만큼, 이곳의 신선하고 두툼한 참돔 유비끼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가격이 조금 올라서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방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 덕분일 것입니다. 남자들끼리라면, 혹은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연인과의 데이트보다는 편안하고 격의 없는 모임에 더 어울린다는 점도 솔직한 후기입니다.
월곡시장 안의 ‘OO횟집’은 단순한 횟집을 넘어, 진정한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석 같은 곳입니다. 두툼한 참돔 유비끼 한 점, 얼큰한 알탕 한 그릇, 그리고 묵은지 고등어찜 한 조각이 주는 감동은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을 것입니다. 광주를 다시 찾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이곳을 방문할 것입니다. 그날의 설렘과 행복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