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허영만도 반한 풍미, 방림메밀국수에서 혼밥 성공! (평창 맛집)

강원도 정선으로 향하는 길, 42번 국도를 달리다 문득 허기가 찾아왔다. 꼬불꼬불 이어지는 지방도를 따라 달리다 만난 한적한 산골 마을, 방림면. 이곳에 특별한 메밀막국수 맛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던 터라, 망설임 없이 차를 세웠다. 만화 ‘식객’에도 소개될 만큼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곳이라니, 혼밥을 즐기는 나에게도 과연 ‘인생 막국수’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부풀었다.

방림메밀국수 외관
운치 있는 간판과 오래된 듯한 건물 모습이 정겨움을 더한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낡은 듯 운치 있는 간판과 고풍스러운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방림’이라는 한자체와 한글체가 어우러진 간판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산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으로 향하는 듯한 발걸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역시 명불허전,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맛집의 힘은 대단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메밀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띈다.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묵사발, 메밀만두가 메인이고 수육도 준비되어 있었다. 혼자 왔으니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물막국수와 메밀만두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혹시나 싶어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이곳은 애초에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엿보이는 듯했다. 넓은 홀보다는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더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거나 눈치 보이지 않을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주문 후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따끈한 구운 계란이었다. 껍질째 나온 계란을 까서 먹어도 되고, 메밀면 위에 올려 먹어도 좋다고 한다. 나는 잠시 기다렸다가 메밀면과 함께 먹기로 하고, 따뜻한 온기를 잠시 음미했다. 둥글둥글 귀여운 모양의 메밀만두도 곧이어 나왔다. 짙은 회색빛의 만두피는 메밀의 구수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고, 톡 터뜨려 먹는 순간 꽉 찬 속과 쫄깃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메밀만두
모양만큼이나 정겨운 메밀만두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곧이어 메인 메뉴인 물막국수가 등장했다. 놋그릇에 시원하게 담긴 물막국수는 짙은 메밀면 위에 신선한 채소와 김가루, 깨가 솔솔 뿌려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물막국수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메밀면의 조화가 돋보이는 물막국수.

가장 궁금했던 육수 맛은 정말이지 독특했다. 황태 육수와 야채수를 블렌딩했다는 설명처럼, 묘하게 깊으면서도 심심한 듯, 그러면서도 은근히 달짝지근한 맛이 입안을 감쌌다. 흔히 맛보던 막국수 육수와는 확연히 다른, 이곳만의 비법이 담긴 맛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먹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맛이었다.

막국수 육수
깊고도 은은한 맛의 막국수 육수는 이곳의 자랑이다.

메밀면 역시 굵직하면서도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메밀의 구수한 향과 맛은, 단순한 면이 아닌 하나의 요리처럼 느껴졌다. 쫄깃함보다는 메밀 본연의 거친 식감을 살린 듯했는데, 덕분에 육수와도 잘 어우러져 입안에서 풍성한 맛의 향연을 선사했다.

메밀면
메밀의 구수한 향과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살아있는 메밀면.

반찬으로는 열무김치가 나왔는데, 양념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막국수와 찰떡궁합이었다. 갓 담근 듯 싱싱한 김치는 막국수의 깔끔한 맛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열무김치
막국수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아삭하고 시원한 열무김치.

같이 주문한 메밀만두는 곁들여 먹기에 좋았다. 따뜻할 때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는데, 살짝 식혀 먹으면 메밀 특유의 담백함과 고소함이 더해지는 듯했다. 막국수와 함께 집어 먹으니 든든함과 풍성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만두와 막국수
함께 주문한 메밀만두는 막국수의 훌륭한 짝꿍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손님들도 꽤 보였다. 다들 편안한 표정으로 각자의 막국수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담백한 음식과 함께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오히려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테이블 세팅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은 그 자체로 만족감을 준다.

정선으로 향하는 길에 들렀던 방림메밀국수는, 그 이름처럼 방림면에 자리 잡은 작지만 강한 맛집이었다. 특히 이곳의 물막국수는 기존의 틀을 깨는 독특한 육수 맛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며, 메밀 본연의 맛을 잘 살린 면발은 혼자 와도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를 선사했다.

비빔막국수 (참고용)
함께 간 지인이 주문한 비빔막국수 또한 매콤달콤한 양념이 인상적이었다.

혼자 밥 먹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이곳 방림메밀국수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 강원도 여행길에도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그런 따뜻한 추억을 안고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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