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의 바람결 따라, 장성에서 맛보는 인생 돈까스 “고돈상회”의 기적

돈까스, 그 이름만으로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음식. 학창 시절, 왁자지껄한 급식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던 추억의 맛이자, 어른이 된 지금은 바삭한 튀김옷 속 부드러운 고기의 풍미를 음미하며 하루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소울 푸드와 같다. 그런 돈까스를 찾아, 난생 처음 장성으로 향했다. 친구의 강력한 추천, 그리고 ‘연돈’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섞인 말에 이끌려, 황룡강의 푸른 물결이 감싸는 그곳으로.

장성에 도착해서도 ‘고돈상회’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나무판자에 정갈하게 새겨진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 옆에는 ‘서울우유 100% 치즈 사용업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를 믿음감이 샘솟았다.

가게 앞에는 이미 다섯 명 정도가 가림막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이 14석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가게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하지만 기다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장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주문을 받으시고, 자리가 나자마자 안내해 주셨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고돈상회 외부 모습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고돈상회 외부

가게 내부는 아늑하고 정갈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했고, 은은한 조명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보리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느라 살짝 얼었던 몸이 따뜻하게 녹는 듯했다. 메뉴판은 분홍색 액자에 담겨 벽에 걸려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모듬 돈까스를 주문했다. 치즈, 등심, 새우 세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매력적인 구성에 이끌렸다.

주문 후 5분도 채 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쟁반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돈까스와 함께 밥, 국, 샐러드, 그리고 세 가지 소스가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돈까스는 갓 튀겨져 나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튀김옷은 바삭함을 넘어선 ‘파삭’하는 소리를 낼 것만 같았다.

사장님께서는 돈까스를 먹는 순서와 소스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셨다. 치즈 돈까스부터 시작해서 등심, 새우 순으로 먹고, 치즈 돈까스는 소스 없이, 등심은 돈까스 소스에 연겨자를 살짝 곁들여 먹으면 좋다고 하셨다. 매운 소스는 신라면보다 맵다고 하니, 느끼할 때쯤 먹으면 좋다는 팁도 잊지 않으셨다.

모듬 돈까스 한 상 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모듬 돈까스 한 상,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가장 먼저 치즈 돈까스를 집어 들었다. 젓가락을 대자마자, 서울우유 100% 치즈의 풍미가 코를 찔렀다. 튀김옷은 한없이 바삭했고, 속은 촉촉한 돼지고기와 부드럽게 녹아내린 치즈로 가득 차 있었다. 사장님의 말씀대로 소스 없이 그냥 먹으니, 치즈 본연의 고소함과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느끼함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했다.

다음은 등심 돈까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돈까스 소스에 연겨자를 살짝 풀어 찍어 먹으니, 은은한 산미와 겨자의 알싸함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밥 위에 살짝 올려 먹으니, 갓 지은 밥의 포슬포슬함과 돈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새우 돈까스.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새우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했다. 느끼함이 살짝 올라올 때쯤, 매운 소스를 살짝 찍어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매운 소스는 정말 신라면보다 매웠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엄지 척을 부르는 맛
절로 엄지 척! 하게 만드는 고돈상회 돈까스의 위엄

함께 나온 샐러드도 평범하지 않았다. 신선한 양배추에 참깨 드레싱을 듬뿍 뿌려,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을 냈다. 돈까스를 먹는 중간중간 샐러드를 먹으니,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은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했는데,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돈까스와 밥, 그리고 국물의 조화는 완벽했다.

단무지와 익은 김치 또한 돈까스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고돈상회’는 어느 하나 튀는 법 없이 돈까스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들의 활약 또한 대단했다.

밥을 조금 남겨 카레에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카레는 토마토가 들어가 인도 카레와 비슷한 맛이 났다. 오뚜기 카레처럼 달콤한 맛은 아니었지만, 깊고 풍부한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매운 소스를 살짝 뿌려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밥과 카레의 환상적인 만남
돈까스와 함께 즐기는 카레, 잊을 수 없는 맛

돈까스를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11,000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돈까스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솔직히 돈까스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곳 ‘고돈상회’의 돈까스는 정말 특별했다. 왜 친구가 그토록 극찬했는지,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지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가 좁아 테이블이 몇 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좁은 공간은 오히려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마주 보고 식사할 수 없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맛있는 돈까스를 먹는 데 집중하다 보니, 그런 불편함은 금세 잊혀졌다. 밖에서 기다릴 때 앉을 의자가 조금 불편하다는 점도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아늑한 가게 내부
정겨운 분위기가 감도는 고돈상회 내부 모습

‘고돈상회’에서 돈까스를 먹고 나오니, 바로 앞에 황룡강이 흐르고 있었다. 배도 부르고, 날씨도 좋으니 황룡강변을 따라 산책하기로 했다.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으니, 소화도 되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특히, 황룡강은 노란 꽃들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돈까스의 여운과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장성은 평소에 올 일이 없는 곳이었지만, ‘고돈상회’ 덕분에 장성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다. 만약 장성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고돈상회’에 들러 돈까스를 맛보기를 추천한다. 아마 당신도 나처럼 인생 돈까스를 만나게 될 것이다.

고돈상회 간판
고돈상회, 장성 맛집의 상징

다음에 또 장성에 올 기회가 있다면, 주저 없이 ‘고돈상회’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치즈 돈까스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맛있는 돈까스를 만들어주셔서, 그리고 장성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룡강의 풍경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나는 ‘고돈상회’에서 맛본 돈까스의 여운을 곱씹으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장성에서의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 그리고 인생 돈까스와의 만남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깔끔한 밑반찬
돈까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깔끔한 밑반찬

고돈상회는 단순한 돈까스 맛집이 아닌, 장성의 따뜻한 인심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했다. 나는 ‘고돈상회’를 통해, 돈까스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 그리고 장성이라는 작은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고돈상회’, 그 이름만 떠올려도 행복해지는 곳. 장성에 간다면 꼭 들러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분명 당신의 인생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모듬 돈까스 상세 컷
다시 봐도 먹고 싶은 모듬 돈까스의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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