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돈까스가 간절해지는 날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뇌리를 스치는 깊은 풍미에 대한 기대감은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나무 질감의 인테리어가 아늑함을 선사했다. 테이블마다 놓인 정갈한 식기류와 벽면을 장식한 액자들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우리는 셋이서 방문했는데,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다행히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으며 군침을 삼켰다. 돈까스 세트, 모듬 세트, 그리고 로제 돈까스. 이 세 가지 메뉴를 중심으로 우리의 식사 경험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처음으로 테이블에 놓인 것은 따뜻한 스프였다.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뽀얀 크림 스프는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깊은 맛이라는 표현이 로제 돈까스를 설명하는 리뷰에서 나왔었는데, 이 스프 역시 첫 모금에서부터 은은한 깊이가 느껴지는 듯했다.

곧이어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로제 돈까스는 그 비주얼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붉은빛이 감도는 로제 소스 위로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돈까스가 얹혀 있었고, 그 속에는 달큰한 양파와 싱그러운 브로콜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한 입 베어 물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와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로제 소스가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었다. 특히 소스 속에 들어있는 양파와 브로콜리를 함께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잡아주고 풍미는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밥을 넓게 펴서 소스에 비벼 먹으니, 마치 하나의 요리처럼 완성되는 듯한 만족감이 들었다.

돈까스 세트에는 얇은 등심 돈까스와 바삭한 생선까스, 그리고 따뜻한 우동이 함께 나왔다. 우리는 소스를 따로 요청하여 찍먹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얇은 등심 돈까스 역시 튀김옷의 바삭함이 살아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두툼한 두께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생선까스는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과 은은한 고소함은 얇은 돈까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모듬 세트의 등심과 안심 돈까스는 두툼한 두께와 풍부한 육즙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향이 퍼져 나왔고, 겉은 바삭한 튀김옷과 속은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곳의 돈까스는 그 크기부터 압도적이었다. 성인 남성이 혼자 다 먹기에는 다소 버거울 정도라는 리뷰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 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리뷰 중에는 왕돈까스가 너무 커서 느끼함을 느꼈다는 평도 있었다. 실제로 튀김옷의 비율이 높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튀김의 바삭함이 좋았지만, 느끼함을 피하기 위해서는 깍두기나 다른 반찬과의 조화가 중요함을 느꼈다. 밥과 야채는 리필이 가능하며, 물은 셀프라는 점은 편의를 위해 고려해 볼 만하다. 브레이크 타임(14:45-16:30)을 확인하는 것도 헛걸음을 방지하는 중요한 팁이다.
음식은 주문 즉시 조리되어 나오기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지만, 뜨겁게 제공되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직원분들의 친절함 또한 인상 깊었다. 물이나 깍두기, 육수 등을 추가로 요청했을 때 신속하고 기분 좋게 응대해주었다. 12시가 넘어가면 웨이팅이 걸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로제 돈까스를 먹을 때, 돈까스 속살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이 로제 소스와 어우러져 먹는 내내 행복감을 선사했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풍미는 단순한 튀김의 맛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고, 이것이 바로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우 볶음밥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라는 리뷰처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밥과 함께 볶아진 새우의 식감이 재미를 더했다. 볶음우동 역시 매콤한 맛으로 주문하면 아이들이 아닌 성인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다만, 베이컨 볶음우동은 소스가 살짝 묻어나는 정도라 밍밍하다는 평도 있었는데, 이는 싱겁게 먹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홍익돈까스는 푸짐한 양과 준수한 맛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임이 분명했다. 10년 이상 한결같이 꾸준한 맛을 유지해왔다는 점은 대단하며, 넓은 매장에 비해 물이 셀프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맛과 양에서 오는 만족감이 이러한 불편함을 상쇄시키는 듯했다.
가족 외식이나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이 찾아오는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즐거운 식사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소스의 풍미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을 채워주었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풍미와 푸짐함으로 기억될 소중한 한 조각이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또 다른 메뉴들을 탐색하며 이곳만의 매력을 더 깊이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