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퇴근길, 텅 빈 냉장고를 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오늘은 진짜 밥하기 싫다. 그렇다고 대충 때우기는 더 싫고. 이럴 땐 역시 밖에서 든든하게 혼밥하는 게 최고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에 친구가 극찬했던 동명동 고깃집이 떠올랐다. 이름하여 ‘이씨네푸줏간’.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맛집이라니, 맛은 보장된 셈. 게다가 혼자서도 부담 없이 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오늘 저녁은 여기다!
네이버 지도를 켜서 위치를 확인하니, 퇴근길 동선과도 딱 맞았다.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드디어 도착한 이씨네푸줏간. 밖에서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고기 냄새가 벌써부터 식욕을 자극했다. 가게 문에 붙어있는 미슐랭 2024 스티커가 괜스레 더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다행히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카운터석은 아니었지만, 구석 자리에 앉으니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밥 레벨이 +1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생갈비와 통삼겹살이라고 했다. 특히 생갈비는 고기 질이 좋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고 하니, 안 먹어볼 수 없지. 게다가 된장술밥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하다는 후기가 많아서, 망설임 없이 생갈비 1인분과 된장술밥을 주문했다. 혼자 와서 이것저것 시키기 부담스러울 때도 있는데,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주문을 마치니, 직원분께서 빠른 속도로 밑반찬을 세팅해주셨다. 씻은 묵은지, 양파절임, 파절이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었다. 특히 새우젓을 기름에 끓여서 내어주는 점이 특이했다. 나중에 고기랑 같이 먹어봐야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갈비가 등장했다. 땟깔 좋은 생갈비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기 위에 살짝 뿌려진 후추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이씨네푸줏간에서는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기 때문에, 편하게 먹기만 하면 된다. 혼자 고기 구워 먹기 귀찮을 때, 정말 최고의 서비스다.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생갈비가 불판 위에 올려졌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생갈비를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젓가락만 들고 기다릴 수 있었다.
“이제 드셔도 됩니다.”
직원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잘 익은 생갈비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첫 점은 역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야 제맛.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진짜… 말잇못. 왜 다들 이씨네푸줏간, 이씨네푸줏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고기가 정말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서, 씹을 필요도 없이 그냥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씻은 묵은지에 싸서 먹어봤다. 새콤한 묵은지와 고소한 생갈비의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훌륭했다. 쌈무에 싸 먹어도 맛있고, 파절이랑 같이 먹어도 꿀맛이었다. 특히 끓인 새우젓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정말 환상적이었다. 느끼할 틈 없이 계속해서 입으로 들어갔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뚝배기에 팔팔 끓여져 나온 된장술밥을 떠먹으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된장술밥 안에는 우렁이랑 두부가 듬뿍 들어있어서, 씹는 재미도 있었다.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기분이었다. 된장술밥은 정말 술안주로도, 식사대용으로도 완벽했다.
혼자서 생갈비 1인분에 된장술밥까지 싹 비우니, 정말 배가 불렀다. 더 먹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기분 좋게 배를 두드리며 가게 문을 나섰다.
오늘 이씨네푸줏간에서 혼밥하면서, 제대로 힐링하고 가는 기분이다. 맛있는 고기와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혼자여도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앞으로 종종 혼밥하러 와야겠다. 동명동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이씨네푸줏간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