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혼자 떠나는 길, 오늘은 김해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소문으로만 듣던 그 항아리 수제비집이다. 혼밥 경력 10년 차, 이젠 어딜 가도 꿋꿋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에선 늘 긴장하게 된다. ‘혼자 먹기 괜찮을까?’, ‘눈치 보일 분위기는 아닐까?’ 온갖 걱정을 안고 드디어 도착한 곳은,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맛집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큼지막한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흥동수제비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 있고, 그 아래로 수제비, 칼국수, 김밥 메뉴가 나란히 적혀 있다. 하늘색 바탕에 흰색 글씨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간판 옆에는 전화번호도 큼지막하게 적혀 있어, 길을 헤맬 걱정은 없을 듯하다.
주차는 가게 앞이나 길 건너편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점심시간에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주차 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나는 다행히 3시쯤 방문해서 그런지, 가게 앞에 자리가 있어 바로 주차할 수 있었다. 역시, 혼밥은 시간대를 잘 맞춰야 한다.

가게 입구는 아치형 지붕이 덮인 유리 온실 같은 느낌이다.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입구 옆에는 웨이팅 의자가 놓여 있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가득하다. 3시가 넘었는데도 이 정도라니, 점심시간에는 얼마나 더 붐빌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 번호표를 받았다. 다행히 내 앞에 3팀밖에 없었다. 혼자 온 덕분일까? 왠지 모르게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하기로 했다. 여기는 항아리 수제비와 김밥이 유명하다고 하니, 당연히 그걸로 주문해야지. 혼자니까 수제비 하나에 김밥 한 줄이면 충분하겠지?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좁지 않아서, 혼자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1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사장님의 배려가 느껴졌다. 혼밥러에게 이런 배려는 정말 감동이다. 게다가 테이블 회전율도 빨라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드디어 내 번호가 불리고,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깍두기가 담긴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먹을 만큼 덜어 먹으면 되는 시스템인데, 깍두기 맛이 꽤 괜찮았다. 시원하고 아삭한 깍두기를 먹으니, 수제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항아리 수제비가 나왔다. 큼지막한 항아리에 담겨 나온 수제비는, 보기만 해도 양이 엄청났다. 국물은 뽀얀 색깔을 띠고 있었고, 김가루와 파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후각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마구 자극했다.

수제비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떠서 입에 넣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정말 최고였다. 수제비 피가 두껍지 않고 얇아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났다. 바지락과 해산물로 우려낸 육수라고 하는데, 정말 깊은 맛이 느껴졌다.
수제비를 먹다 보니, 김밥도 나왔다. 김밥은 평범한 비주얼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수제비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밥 한 입, 수제비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김밥의 담백함이 수제비의 시원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듯했다.

혼자서 수제비 한 그릇, 김밥 한 줄을 뚝딱 해치웠다. 정말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또 와서 먹어야지. 그땐 칼국수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옆 테이블에서 칼국수를 먹는 사람들을 보니, 그것도 정말 맛있어 보였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혼자 밥을 먹어도, 이렇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혼밥 성공! 김해에서 인생 맛집을 발견해서 너무 기쁘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김해 흥동수제비를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함께하는 곳, 바로 흥동수제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