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라는 거대한 도심 속 놀이터에 발을 들일 때면, 늘 잊지 못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만나는 특별한 맛의 기억들이죠. 지난번 이곳을 찾았을 때, 문득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왠지 모르게 달콤한 팥빙수가 간절해졌습니다. 원래 제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던 팥빙수 맛집, 동빙고가 이곳 스타필드 고양에서 사라진 뒤로 아쉬운 마음은 늘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본점이 있는 동부이촌동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 망설임 끝에 발길이 닿은 곳은 바로 ‘팥고당’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흑임자 팥빙수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흑임자 팥빙수는 처음 접하는 메뉴였기에 기대와 설렘을 안고 기다렸습니다. 이내 눈앞에 펼쳐진 팥빙수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곱게 갈린 얼음 위에 짙은 흑임자 색깔의 팥이 듬뿍 올라가 있었는데, 보기에도 좋았지만 그 맛은 더욱 일품이었습니다. 팥의 달콤함은 강하지 않으면서도 흑임자의 고소함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텁텁함 없이 부드럽게 입안을 감쌌습니다. 마치 팥이 가진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흑임자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깊이를 더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팥빙수의 양은 15,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조금 아쉬운 편이었습니다. 팥이 조금 더 넉넉했으면 하는 바람에 팥을 추가했는데, 그 사이 팥빙수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녹아내리고 말았습니다. 다음번 방문이라면 팥 추가는 빙수가 녹기 전에 미리 주문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곁들인 아메리카노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단순히 입가심으로 주문한 음료였음에도 불구하고, 쓴맛과 탄 맛이 강하게 느껴져 제 입맛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혹시나 팥빙수와 함께 커피를 주문하실 계획이라면, 이 점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장 내부의 분위기는 다소 어두침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명이나 인테리어 탓인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조용함 덕분에 잠시나마 복잡한 쇼핑몰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팥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집의 진가는 팥빙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평소 팥만 든 빵은 다소 퍽퍽하고 금세 배가 불러서 즐겨 찾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우유크림 팥빵’은 전혀 달랐습니다. 마치 디저트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는데, 빵 속을 채운 우유크림은 느끼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산뜻했습니다. 일본 편의점의 롤케이크 크림을 연상시키는, 아주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었죠. 팥과 크림의 조화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저에게 카페는 종종 선택지가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늘 따뜻한 차 종류만 고집해야 했는데, 이곳 팥고당에는 따뜻한 우유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팥빵과 함께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완벽한 조합이었습니다. 팥빵 종류도 다양해서 그날의 기분이나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고, 가격대 역시 합리적이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비록 매장 분위기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팥고당에서 맛본 팥빙수와 특히 그 우유크림 팥빵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팥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메뉴로 탄생시킨 이곳. 스타필드 고양에 방문하신다면, 잠시 복잡한 쇼핑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따뜻하고 달콤한 팥의 세계를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스타필드 출입구와 화장실이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가끔 소음이 들릴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팥빙수가 간절히 생각나는 날이라면, 또는 팥빵이라는 색다른 매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팥고당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특히 견과류 팥빙수는 꿀이 더해져 더욱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데, 양은 다소 작지만 그 맛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맛있는 팥 한 그릇으로 잠시나마 여유를 찾았던 시간. 팥고당은 제가 스타필드 고양에서 다시 찾고 싶은, 소중한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