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잊고 있던 제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곳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발길이 닿은 이곳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6시 30분, 약속했던 장소에 도착했는데 예상치 못한 긴 대기 줄에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은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이곳 무교동, 다동 인근의 식당들이 대체로 가격대가 높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기에, 차선책으로 방문할 만한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이곳, ‘희락장’이라는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2000년부터 서울 다동에서 통영 요리를 선보여왔다는 역사를 지닌 곳이라니, 그 깊이가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곳의 메뉴판을 처음 봤을 때 약간의 망설임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소주 한 병에 6천원이라는 가격은 제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교동, 다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소시민’인 저에게는 약간의 주저함이 앞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에 대한 기대감으로 몇 가지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가격만큼 양이 넉넉하게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은 살짝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음식이라 그런지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먹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이 조금 느껴졌던 것은 솔직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가게가 가진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30년 전통의 손맛, 통영의 풍미를 그대로 담다

이곳은 1964년, 통영의 옛 지명인 ‘충무’에서 ‘희락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식당의 역사를 이어받았습니다. 현재 사장님의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곳의 명맥을 이어, 2000년에 서울 다동 지하에서 통영 요리 전문점으로 문을 열었고, 2018년 지금의 자리로 확정 이전을 했습니다. 무려 30년 가까이 통영의 맛을 서울 사람들에게 소개해 온 셈이죠.
특히 제가 방문했던 시기는 봄이었습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제철 음식, 바로 도다리 쑥국입니다. 테이블에 놓인 커다란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도다리 쑥국을 처음 보았을 때, 군침이 돌았습니다.

따뜻한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쑥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그 부드러운 도다리 살점과 톡톡 터지는 식감의 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하늘한’ 향과 맛을 선사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봄의 정취는 마치 통영 바닷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도다리는 뼈가 적고 살이 부드러워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선인데, 여기에 향긋한 쑥이 더해지니 봄철 별미 중의 별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쑥의 알싸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도다리의 비린 맛을 잡아주고, 오히려 생선의 담백한 맛을 더욱 살려주었습니다. 한 숟가락 떠먹을 때마다 입안 가득 봄기운이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멍게 비빔밥도 꼭 맛봐야 할 메뉴입니다. 따끈한 밥 위에 신선한 멍게와 고소한 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벼 먹는 이 메뉴는, 그 이름처럼 ‘향’으로 시작해서 ‘향’으로 끝나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멍게 특유의 신선하고 바다 내음 가득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옵니다. 멍게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만족하실 맛입니다.

저는 멍게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곳의 멍게 비빔밥은 멍게의 신선도가 워낙 뛰어나고 밥과 참기름의 조화가 훌륭해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밥알 사이사이에 씹히는 멍게의 쫄깃한 식감과 싱그러운 향이 어우러져, 마치 바다를 통째로 삼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쫄깃한 가자미구이와 매콤하게 무쳐낸 소라, 문어 무침도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가자미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나와, 뼈째 씹어 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소라와 문어 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있어, 입맛을 돋우는 데 아주 좋았습니다.

밑반찬 하나하나도 허투루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물 무침과 김치 등은 정갈하면서도 맛깔스러웠습니다. 이 밑반찬들과 함께라면 술 한잔이 절로 생각날 정도로, 술맛을 돋우는 데 탁월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술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언급하자면, 이곳은 식사를 인원수대로 주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 메뉴를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인원수 제한 때문에 그러지 못했던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물론 신선한 재료를 다루는 식당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좀 더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위기와 인테리어: 편안함 속에 깃든 정통의 멋

가게 내부는 겉에서 본 모습과는 달리,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벽면에는 통영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나 옛날 식당의 모습들을 연상시키는 그림들이 걸려 있어, 이곳이 가진 역사와 정통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테이블은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어, 다른 손님들과 너무 가까이 붙어 앉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조명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정갈하게 정돈된 식기류와 젓가락, 냅킨 등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의 분위기보다는 오래된 맛집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거나,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특히,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고 편안한 식사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만족하실 만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 및 위치 정보: 접근성과 합리적인 선택
이곳 ‘희락장’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종각역에서 도보로 약 5~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두 역 모두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저는 시청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갔는데, 가는 길에 주변 빌딩 숲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주요 메뉴 가격 및 특징:
* 도다리 쑥국: 1인분 25,000원 (추정). 봄철 제철 메뉴로, 부드러운 도다리와 향긋한 쑥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쑥 특유의 알싸한 향과 도다리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멍게 비빔밥: 1인분 18,000원 (추정). 신선한 멍게와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메뉴로, 멍게 특유의 향긋함과 고소함이 조화를 이룹니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됩니다.
* 가자미구이: 30,000원 (추정).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가자미는 뼈째 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고소한 풍미와 함께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소라/문어 무침: 35,000원 (추정).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있어 입맛을 돋우는 데 효과적입니다.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술안주로도 제격입니다.
영업시간: 보통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영업하며, 마지막 주문은 오후 8시 30분입니다. (정확한 시간은 변동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 필요)
휴무일: 일요일 휴무 (확인 필요)
주차: 가게 앞이나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도심이라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으니,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예약: 특별한 예약 시스템은 없으며, 특히 점심시간이나 저녁 식사 시간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금요일 저녁 6시 30분에도 이미 대기 줄이 길었으니,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하시거나 피크 타임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가격대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30년 전통의 통영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봄철에 도다리 쑥국을 맛보기 위해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서울에서 통영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희락장’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