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친구들과의 오랜만의 만남을 앞두고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춘천의 한적한 골목길을 찾았다. 북적이는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오롯이 맛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른 곳은 바로 ‘메이샤1990’. 좁은 골목길 사이에 자리한 아담한 외관은 오히려 묘한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오래된 듯하면서도 정갈하게 정돈된 모습,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치 숨겨진 보물창고를 발견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왠지 모를 따뜻함과 아늑함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오랜 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편안함이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그 협소함이 오히려 소중한 이들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듯했다. 테이블이 많지 않고, 오롯이 바(bar) 형식으로만 구성된 공간은 왠지 모를 프라이빗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선사했다. 천장에는 벚꽃 장식이 드리워져 계절감과 함께 일본식 야끼니꾸 전문점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곳은 마치 번잡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맛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 같았다.

사장님의 친절함은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갓 도착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시며 좌석 안내부터 메뉴 설명까지, 마치 단골처럼 편안하게 응대해주셨다. 특히, 이곳의 특별함은 단순히 고기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 부위별로 이름표를 붙여주시는 세심함에 있었다. 마치 소중한 선물처럼, 어떤 부위를 먹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었다. 셰프의 손길을 거친 듯 정갈하게 플레이팅 된 고기들은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선사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선홍빛 고기들 위에는 마치 눈꽃처럼 퍼져나간 마블링이 균일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의 고기는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다.

주문한 ‘남춘천세트’가 준비되었다. 숯불이 지글지글 타오르며 은은한 숯 향을 풍기기 시작했다. 마치 옛날 불고기를 먹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정겨운 풍경이었다. 숯불 위에 올려진 소고기는 금세 익어가며 감칠맛 나는 육즙을 뿜어냈다. 첫 점을 맛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숯 향이 은은하게 배어든 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풍미가 일품이었다. 친구들과 눈빛만으로도 이구동성으로 “최고”를 외쳤다.

이곳의 매력은 고기뿐만이 아니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훌륭했다. 직접 담갔다는 총각김치와 갓김치, 신선한 쌈 채소, 그리고 새콤달콤한 백김치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감칠맛 나는 맛이었다. 특히, 사장님께서 직접 추천해주신 ‘계란밥’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따뜻한 밥 위에 계란 간장과 후리카케를 솔솔 뿌려 비벼 먹으니,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집밥처럼 포근하고 맛있는 느낌이었다. 그 부드러운 감칠맛은 입안 가득 행복을 채워주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더욱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이볼, 에비수 생맥주, 사케 등 주류 메뉴 또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 셰프인 이원일 셰프와 방송인 홍석천 씨도 방문했을 정도로 이미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라는 사실은 이곳의 명성을 더욱 확신하게 해주었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소중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좁은 공간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사장님과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박식하신 사장님께서는 음식에 대한 깊은 이야기부터 춘천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마치 오랜 친구와 이야기하듯 편안하고 유쾌한 대화는 식사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사장님께서 맛보라며 직접 담근 총각김치와 고구마를 건네주시는 따뜻한 인심까지.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몇 달 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재회, 그리고 춘천에서의 특별한 식사. 메이샤1990은 단순히 맛있는 소고기를 먹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아늑함과 정겨움,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은 이곳을 춘천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식사를 원하는 연인이나, 소수의 인원으로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 춘천 방문 때는 꼭 가족들과 함께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곳의 맛과 정겨운 분위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곳이니까. 화로에 구워 먹는 숯불 향 가득한 소고기, 정성 가득한 밑반찬, 그리고 따뜻한 사장님의 인심까지. 메이샤1990에서의 하룻밤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이곳은 춘천이라는 지역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다. 번잡함 대신 정겨움을, 화려함 대신 진심을 담아낸 공간. 마치 일본의 작은 골목길에서 보물 같은 식당을 발견한 듯한 설렘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이지만, 이곳에서 맛본 숯불 소고기의 풍미는 그 어떤 음식보다 깊은 여운을 남겼다.
솔직히 말해, 매장 규모가 협소하다는 점, 그리고 바 테이블만 있다는 점은 조금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점들이 오히려 이곳의 특별함을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소수의 인원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롯이 고기 본연의 맛과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 바로 이곳이 춘천에서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할 ‘메이샤1990’이다. 춘천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을 들러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