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 집밥 그리울 때 딱! 1만2천원 정갈한 녹색정식

제주에서의 2주 살이, 혹은 여유로운 여행 중 현지인들의 밥집 같은 곳을 찾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떠올릴 것 같아요. 특히나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시작하고 싶은 날, 혹은 집밥 같은 정갈한 한 끼가 그리울 때 방문하기 좋았습니다. 이곳은 ‘녹색정식’이라는 단일 메뉴만 운영하고 있으며, 1인 가격은 12,000원입니다. 처음에는 가격만 보고 조금 망설였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니 그 구성과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인기 덕분에 아침 일찍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얻고 방문했습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인데, 저는 10시 30분쯤 도착했음에도 이미 순번이 2번이었습니다. 다행히 방문했던 날은 비가 많이 와서인지 대기 줄이 길지는 않았지만, 보통 날이라면 오픈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아 갓길에 알아서 주차해야 하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애월 해안도로 인근의 다른 식당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으니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가게 외관은 제주스러운 돌하르방과 푸릇한 잔디, 그리고 아기자기한 정자가 어우러져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느낌이었죠.

제주 애월 맛집 외부 전경
정겨운 시골집 같은 외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로 된 테이블과 천장, 벽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곳곳에 걸린 액자 그림들과 소품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마치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였어요.

제주 애월 맛집 내부 인테리어
나무 소재의 따뜻한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제주 애월 맛집 실내 풍경
벽면에 걸린 그림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녹색정식’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1인 12,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푸짐하고 정갈했습니다. 마치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주 애월 맛집 녹색정식 한상차림
먹음직스러운 반찬과 메인 요리로 구성된 한 상입니다.

이날의 메인 격이었던 생선구이는 옥돔구이였습니다. 겉은 노릇하게 잘 구워져 바삭한 식감을 자랑했고,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비린 맛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사실 제주에 와서 옥돔구이를 제대로 맛보기란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 이렇게 훌륭한 옥돔구이를 맛볼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나갈 때 어떤 생선인지 다시 물어볼 정도로 인상 깊었습니다.

제주 애월 맛집 옥돔구이
겉바속촉 옥돔구이는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함께 나온 다른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갓 부쳐 나온 듯 따뜻하고 부드러운 계란찜은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었고, 맵지 않으면서도 감칠맛 나는 제육볶음도 좋았습니다. 다만 제육볶음은 간이 살짝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저에게는 괜찮았지만, 좀 더 강한 양념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제주 애월 맛집 계란찜
부드러운 계란찜은 누구나 좋아할 맛입니다.

각종 나물 무침, 깍두기, 멸치볶음 등 다양한 밑반찬들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곁들여진 쌈 채소는 신선해서 쌈을 싸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밥과 국도 따뜻하게 제공되어 마치 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특히 아이와 함께 제주 여행을 온 가족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반찬 구성과 자극적이지 않은 맛 덕분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도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의 가격 대비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12,000원으로 이 정도 구성의 집밥 같은 한 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맛, 양, 정갈함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었어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특별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정말 잘 나온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전반적으로 이곳은 화려하거나 트렌디한 맛집이라기보다는,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집밥을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기 좋은 곳입니다. 애월 근처에 머물고 있다면, 혹은 빡빡한 여행 일정 중에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다음 제주 방문 때도 분명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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