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 타임빌라스에서 만난 정갈한 한식 한 끼의 품격

날씨 좋은 날, 혹은 기분 전환이 필요한 어느 날. 문득 특별한 음식이 당길 때가 있다. 오늘 나의 발걸음은 경기도의 핫플레이스, 타임빌라스에 위치한 ‘정희’를 향했다. 이곳은 뻔한 한식이 아닌, 세련된 감성과 정갈한 맛으로 무장한 곳이라는 소문을 익히 듣고 방문했다.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자,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나무 질감이 어우러진 아늑한 공간이 나를 반겼다. 복잡한 몰 안에서도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선사할 듯한 이곳의 분위기가 벌써부터 마음에 들었다.

가장 먼저 맛본 메뉴는 ‘묵은지 회말이’였다. 갓 숙성된 듯 싱그러운 빛깔의 묵은지는 보기만 해도 아삭함이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입안 가득 퍼지는 개운함이란! 묵은지의 새콤달콤함과 쫄깃한 회의 식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졌고, 은은하게 퍼지는 고소한 참기름 향이 풍미를 더했다. 마치 잘 빚어진 예술 작품처럼,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조화를 선사하는 이 메뉴는 더할 나위 없는 시작이었다.

정갈한 묵은지 회말이와 수육
싱싱한 묵은지와 회의 조화가 돋보이는 묵은지 회말이

그다음으로 마주한 ‘정희 삼합’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미각적인 만족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야들야들하게 삶아진 수육 위로 고소한 참깨 소스가 듬뿍 올라가 있었는데, 그 비주얼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한 점 맛보니, 부드러운 수육의 식감과 고소하면서도 산뜻한 참깨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맛은 함께 곁들여진 청양고추와 부추무침이 깔끔하게 잡아주어, 마지막 한 점까지 물리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여러 가지 찬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메인 메뉴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정갈하게 담긴 삼합 메뉴
야들야들한 수육과 다채로운 곁들임의 정희 삼합

이곳의 진가는 ‘매콤 들기름 메밀면’에서 빛을 발했다. 일반적으로 들기름 메밀면이라고 하면 고소함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의 메밀면은 기분 좋은 매콤함이 더해져 중독적인 매력을 자랑했다. 톡 쏘는 듯한 매콤함이 들기름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처음 맛보는 독특한 풍미를 선사했다. 함께 나온 바삭한 김 부각을 면에 돌돌 말아 먹으니, 쫄깃한 면발과 바삭한 김의 식감이 더해져 한층 더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매콤한 들기름 메밀면
매콤함과 고소함의 절묘한 조화, 매콤 들기름 메밀면
메밀면과 김 부각
바삭한 김 부각과 함께 즐기는 메밀면의 풍성한 식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부담 없는 이곳은, ‘새우 감자전’에서도 그 진가를 드러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새우 감자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함께 제공된 타르타르소스와의 궁합도 훌륭했고, 아이들이 순식간에 접시를 비울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여러 가지 메뉴를 다양하게 시켜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무엇을 주문하든 실패가 없다는 ‘정희’의 명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바삭한 새우 감자전
겉바속촉, 아이들도 좋아하는 새우 감자전

함께 간 일행은 ‘칼국수’와 ‘잠봉뵈르누들’도 맛보았다. 칼국수에는 은은한 버터 풍미가 더해져 퓨전 한식의 느낌을 주었고, 곁들여 나온 겉절이 김치와의 조화가 매력적이었다. 잠봉뵈르누들은 크림 우동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풍성한 재료가 어우러져 만족감을 더했다.

신선한 육회와 계란 노른자
신선한 육회와 계란 노른자가 어우러진 메뉴

공휴일이라 타임빌라스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테이블 회전은 생각보다 빨랐다. 공휴일 저녁 시간대에도 웨이팅 없이 바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다만, 주문한 메뉴들이 한 번에 나오지 않고 따로따로 순차적으로 제공되어서, 메뉴를 받기 위해 약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렇게 정성스럽고 아름다운 플레이팅으로 하나씩 서빙되는 음식들을 기다리는 것 또한 이 식사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여유롭게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전반적으로 ‘정희’의 음식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정갈했다. 섬세한 플레이팅은 눈을 즐겁게 했고, 각 메뉴마다 숨겨진 맛의 조화는 혀를 만족시켰다. 타임빌라스 안에서 분위기 있는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정희’는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담긴 음식들 덕분에, 식사를 마친 후에도 입안에는 은은한 풍미와 함께 기분 좋은 만족감이 오래도록 남았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