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문득 진한 풍미의 파스타와 바삭한 화덕 피자가 그리워졌다. 대구 달서구, 특히 성서 계명대학교 주변은 젊음의 에너지와 더불어 잊을 수 없는 맛의 경험을 선사하는 곳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받아온 ‘올리브델쿠치나’는 내 마음속 단골 맛집으로 늘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다시 찾을 때마다 느끼는 설렘은 마치 처음 방문하는 듯한 기분으로 나를 이끈다.
건물의 외관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은은한 조명과 정겨운 간판은 곧 만나게 될 따뜻한 분위기를 예고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이탈리아 현지의 소박하면서도 아늑한 식당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꽃병, 벽에 걸린 이탈리아 풍경 사진들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공간임을 말해준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인테리어는 오히려 정감을 더하며,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을 선사한다.
주방에서는 20년 경력의 셰프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인다. 파스타 면부터 피자 도우, 그리고 모든 소스까지 직접 수제로 만들어낸다는 점은 이곳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인다. 특히, ‘불목살 크림 스파게티’와 ‘매콤 카르보나라’는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메뉴다.
처음 방문했을 때, 나는 ‘불목살 크림 스파게티’를 주문했었다.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크림소스의 조화는 입안 가득 풍성한 풍미를 선사했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목살은 부드러웠고, 크림소스의 농도는 묽지도, 그렇다고 너무 꾸덕하지도 않은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했다. 너무 짜다는 평이 있었기에 걱정했지만, 내 입맛에는 적절한 간과 매콤함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함께 곁들인 ‘알리오 올리오’ 역시 신선한 올리브 오일의 풍미와 은은한 매콤함이 돋보였다. 많은 이들이 ‘이탈리아보다 맛있는 스파게티’라고 칭찬하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피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화덕에서 갓 구워낸 피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치즈가 듬뿍 올라간 피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아들이 접시까지 닦아 먹을 정도로 맛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얇은 도우 위로 흘러내리는 듯한 치즈와 신선한 채소의 조화는 입안 가득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피자가 ㄹㅇ 이탈리안’이라는 찬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훌륭한 가성비다. 대학가라는 위치적 특성상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며, 현금 결제 시 파스타를 곱빼기로 제공하는 이벤트는 특히 남성 고객들에게 큰 만족을 선사한다. 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생맥주 한 잔은 식사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맛, 양, 가격, 서비스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한다.
스테이크 샐러드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부드러운 스테이크 조각들이 신선한 채소 위로 넉넉하게 올라가 있다. 새콤달콤한 드레싱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도 훌륭히 해낸다.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이 스테이크 샐러드까지 곁들여 먹으면 완벽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넓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는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봉골레 파스타는 조개의 시원한 맛과 담백한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며, 빠네 파스타는 빵과 크림소스의 절묘한 궁합으로 언제나 인기다. ‘인생 파스타집’으로 손꼽으며 이곳에서만 파스타를 먹는다는 단골들도 많다. 특히 로제 감베리 파스타는 풍부한 새우와 느끼하지 않은 로제 소스의 균형이 뛰어나 ‘존맛탱’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식사 후에는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관람을 곁들이는 코스도 매력적이다. 공연 관람 전후로 든든하면서도 격조 있는 식사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그동안 여러 양식집을 다녀봤지만, 이곳만큼 맛과 분위기를 모두 갖춘 곳은 드물었다. 가격이 조금씩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으로 용서가 되는 집이다.
물론, 때로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때도 있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학생들이 몰려들어 더욱 북적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맛이 보상해준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 모두가 만족하는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해도 사장님의 친절한 배려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오래도록 변함없이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올리브델쿠치나’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닌, 정통 이탈리안 요리의 풍미와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다음에 성서 계명대학교를 방문하게 된다면, 당신도 이곳에서 잊지 못할 맛의 여운을 경험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