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먼 길 나섰던 영덕 여행길, 낯선 곳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것은 역시나 따뜻한 집밥 한 끼였습니다. 어디를 가야 할까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간판 하나. ‘그윽한 맛집’. 이름부터가 왠지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게 앞에는 ‘확장이전, 첫 영업일’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테이블마다 하얀 천이 깔려 있고, 왠지 모르게 정갈함이 느껴졌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싱긋 웃으시며 넉넉하게 챙겨주시는 떡 한 접시에 마음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이게 뭐라고, 낯선 곳에서 받은 작은 정성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저희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두루치기 정식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지런히 놓인 작은 접시들마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을 보니,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느낌이 절로 들었습니다. 10가지가 훌쩍 넘는 반찬들, 하나하나 눈으로만 봐도 정성이 느껴졌죠.

가장 먼저 손이 간 것은 역시나 두루치기였습니다. 빨갛게 양념이 버무려진 고기를 보니 군침이 돌았어요. 한 숟갈 떠서 맛을 보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양념이 깊게 배어들면서도 전혀 짜지 않고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고기 잡내도 전혀 나지 않아, 평소 육류 냄새에 민감한 저도 맛있게 즐길 수 있었어요.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 따로 없더군요.

하지만 이 집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 찌개와 반찬들에 있었습니다. 특히 된장찌개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꽃게탕 국물 맛이 나는 듯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어요. 밥 한 숟갈에 찌개 국물을 넉넉히 얹어 먹으니, 속이 든든해지면서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어린 시절 엄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 같았어요.

같이 나온 반찬들도 하나하나 훌륭했습니다. 짭짤하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간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느낌이었어요. 젓갈, 나물, 멸치볶음, 장아찌 등 종류도 다양해서 뭘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특히 겉절이는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살아있어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고소하게 잘 구워진 가자미도 비린 맛 하나 없이 담백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습니다.

먹는 중간중간 사장님께서도 계속 오셔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입맛에는 맞는지 살뜰히 챙겨주셨습니다. 7천원 시절부터 단골이었다는 분의 말씀처럼,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친절함과 맛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마치 친척 집에 온 듯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이렇게 맛있는 집밥 같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원래는 가자미구이가 나오는 기본 정식을 주로 드신다고 하는데, 두루치기도 전혀 부족함 없이 맛있었습니다. 13가지나 되는 푸짐한 반찬과 맛있는 메인 요리, 그리고 따뜻한 찌개까지. 이 모든 것을 만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물론 지금은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정성과 맛이라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처음 방문했을 때, 사장님이 떡 한 접시를 넉넉하게 내어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화려하거나 특별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투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손님을 맞이하는 따뜻한 마음이 이곳을 ‘그윽한 맛집’이라 부르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영덕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입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지는 따뜻한 집밥 같은 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곳 ‘그윽한 맛집’을 강력 추천합니다.
사장님의 변함없는 친절과 손맛으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