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송죽동, 할머니 손맛 그대로… 추억 한 점 숯불에 굽는 고향의 맛

아이고, 벌써 저녁이 다 됐네요. 오늘처럼 찬 바람이 살랑 부는 날이면 괜스레 따뜻한 집밥 생각이 절로 나지요. 어디 멀리 나가지 않아도, 고향집 부엌 찬장에서 꺼낸 듯한 푸근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기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바로 수원 송죽동에 자리한,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태능숯불갈비’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훈훈한 숯불 향이 코끝을 간질입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정겹게 오가는 직원분들의 모습에서 괜스레 마음이 놓이는 건 왜일까요. 마치 오래전 동네 사랑방에 온 듯한 푸근함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습니다.

푸짐하게 담긴 돼지갈비
윤기 자르르 흐르는 돼지갈비가 침샘을 자극하네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뭐니 뭐니 해도 이 집의 자랑이라는 돼지갈비였습니다. 접시 가득 먹음직스럽게 양념이 배어있는 돼지갈비 좀 보세요. 갓 재워져 나와 양념이 진하게 밴 모습이 꼭 제 고향집 제사상에 올리던 육색깔 같았습니다. 숯불 위에 슬쩍 올려놓으니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오는데, 이 향기만 맡아도 벌써 밥 한 공기 뚝딱할 것 같았어요. 고기 질이 정말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군요.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딱 알맞은 두께에, 숯불의 은은한 불향까지 더해지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그 맛이… 정말이지, 이 맛 좀 보세요!

다양한 밑반찬들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들이 한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이 집, 고기만 맛있는 게 아니었어요. 주문한 돼지갈비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한가득 채워진 밑반찬들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았습니다. 알록달록 색깔도 고운 데다,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게, 꼭 시골 할머니께서 손수 담그신 장맛을 보는 듯했습니다. 아삭하게 씹히는 김치, 매콤달콤한 양념게장, 따끈하게 나온 잡채까지… 그냥 밥반찬으로만 내놓아도 훌륭할 것 같은 맛들이었어요. 특히 이 집 김치는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다고 하니, 그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숯불에 구워지는 돼지갈비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돼지갈비의 자태가 군침을 돕니다.

드디어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갈비. 숯불이 어찌나 좋은지, 고기가 타지 않고 속까지 은은하게 익어가더라고요. 젓가락으로 집어보니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습니다. 한 점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숯불 향 가득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와, 이건 정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에요! 단맛이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감칠맛이 도는 양념이 숯불 향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미를 냅니다.

식탁에 놓인 다양한 음식들
돼지갈비와 함께 차려진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푸짐한 한 상을 이룹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밥 한 숟갈 위에 이 돼지갈비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어느새 고향집 식탁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게장 소스에 돼지갈비를 콕 찍어 먹는 그 맛 또한 별미 중에 별미였어요! 밥도둑이 따로 없었죠.

비빔냉면
매콤달콤한 양념이 돋보이는 비빔냉면입니다.

식사가 끝날 무렵, 후식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면과 된장찌개를 주문했습니다. 시원한 물냉면도 좋았지만, 매콤달콤한 양념이 듬뿍 올라간 비빔냉면은 돼지갈비를 잔뜩 먹고 난 뒤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양념과 어우러져 한 젓가락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 맛이었습니다.

테이블에 차려진 다양한 음식들
푸짐하게 차려진 숯불돼지갈비와 정갈한 밑반찬들.

그리고 이 집 된장찌개는 또 어떻고요. 구수한 된장 향과 함께 큼직한 두부, 애호박, 버섯 등이 어우러져 속이 다 편안해지는 맛이었습니다. 밥 말아 한 숟갈 뜨니, 온몸에 온기가 도는 듯했습니다. 찌개 하나에도 이리 정성이 가득하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먹음직스러운 돼지갈비
양념이 잘 배어 군침을 자극하는 돼지갈비.

이날, 저희 테이블을 담당해주신 직원분께서도 어찌나 친절하시던지요. 바쁘신 와중에도 수시로 불판을 갈아주시고, 필요한 건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친절하시다는 후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츤데레처럼 툭툭 챙겨주시는데, 그 무뚝뚝함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더 정겹게 다가오더군요.

만석공원 전경
아름다운 만석공원의 풍경.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저녁 노을이 참 예뻤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만석공원에서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고 싶어지는 날씨였어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했습니다.

돼지갈비
숯불에 구워질 돼지갈비의 먹음직스러운 모습.

사실, 수원에서 돼지갈비 맛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 ‘태능숯불갈비’는 단순히 고기가 맛있는 곳을 넘어, 오랜 시간 변치 않는 푸근한 정과 추억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20년 넘게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이 집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린 시절 우리 집 식탁을 떠올리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빔냉면
매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비빔냉면.

가격도 이 정도 퀄리티에 밑반찬까지 푸짐하게 나오니, 완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와서 먹기에도, 친구들과 모임하기에도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 또 수원에 오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맛있는 돼지갈비 한 점에, 고향집 따뜻한 밥상 추억을 덤으로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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