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정말이지 오랜만에 찾아가는 길이었어요.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마치 시간마저 멈춘 듯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답니다. 흙으로 쌓아 올린 듯한 돌담집이 숲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옛날 영화에 나오는 산장 같기도 하고, 정겹게 느껴졌어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이미 마음은 편안해지고 기분은 좋아지더라고요.
안으로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나무 향이 코를 간지럽혔어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죠. 저희는 미리 주문해둔 옻닭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았어요. 기다리는 동안에도 톡톡 터지는 듯한, 하지만 속이 꽉 찬 알싸한 맛이 일품인 겉절이와 정갈하게 나온 밑반찬들이 식욕을 돋우더군요.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옻닭이 나왔어요! 커다란 솥에 한가득,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옻닭을 보니 저절로 군침이 돌았습니다. 닭 한 마리가 통째로 푹 익혀져 나왔는데, 그 빛깔부터가 남달랐어요. 깊고 진한 국물은 보기만 해도 몸보신이 되는 듯했고, 닭고기는 얼마나 부드럽게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에서 쏙 분리될 지경이었어요.

먼저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보았는데, 아이고, 이게 무슨 맛인가요! 맑고 개운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일품이었어요. 옻 특유의 쌉싸름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닭 육수의 진하고 구수한 맛이 온몸으로 퍼지는 듯했습니다. 마치 어릴 적 아팠을 때 엄마가 끓여주시던 보약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닭고기를 맛보니, 역시나 너무나 부드러웠어요. 퍽퍽한 살점 하나 없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푹 고아진 옻닭은 뼈째 들고 뜯어도 좋을 만큼 연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살코기가 풍성했어요. 함께 나온 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닭 자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 병암산가든에는 옻닭 말고도 특별한 메뉴들이 참 많았어요. 특히 신선한 닭 육회와 닭똥집 회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별미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궁금해서 닭 육회를 조금 맛보았는데, 고추장 양념에 살짝 버무려져 나온 육회는 입안에서 퍼지는 신선함과 고소함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닭가슴살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양념과의 조화도 훌륭했습니다. 닭근위(모래집)도 쫄깃한 식감과 함께 의외의 고소함을 선사해주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죠. 바로 닭죽입니다! 옻닭을 먹고 남은 진한 국물에 밥을 말아 끓여낸 닭죽은 정말이지 꿀맛이었어요. 인원수에 맞게 무료로 제공되는데, 죽도 얼마나 정성스럽게 끓여 나오는지 몰라요. 간간하게 간도 되어 있고, 밥알 하나하나가 국물을 흠뻑 머금고 있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졌습니다. 마치 따뜻한 수프를 마시는 것처럼 속이 든든하고 편안해졌어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사장님의 따뜻한 인심이었어요. 물을 더 달라고 하거나 옻국물을 리필해달라고 할 때마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답니다. 사장님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이곳에는 사람을 좋아하는 귀여운 강아지들도 풀어져 있어서, 밥 먹는 재미에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더군요. 댕댕이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을 거예요.
병암산가든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을 넘어, 마음까지 힐링되는 곳이었어요.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서비스, 그리고 자연이 주는 편안함까지.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몸과 마음을 푹 쉬게 해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특히 옻닭 국물은 정말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요. 마치 고향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였습니다. 다음에 또 선운사 근처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