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세상이 참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옛날 할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잖여.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을 달래줄 따뜻한 밥상 말여. 얼마 전, 그런 그리움을 가득 안고 부산 연산동의 ‘민정한우수육국밥’을 찾았단다. 이름부터가 벌써 푸근하고 좋구먼. 뭉티기와 육회, 그리고 뜨끈한 국밥까지, 어릴 적 엄마가 차려주시던 그 밥상이 떠오르는 맛있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 볼랑께.
그날따라 유난히 날씨가 쌀쌀해서 그랬는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간절했더랬지.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민정한우수육국밥’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는데, 리뷰들을 보니 영락없이 우리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곳 같더라고. ‘서민을 위한 음식점’이라는 말이 딱 와닿았지. ‘내가 바로 서민이야!’ 싶어서 얼른 발걸음을 옮겼단다. 오후 세시 반쯤이었나, 이른 저녁이라 웨이팅이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벌써부터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제법 많았어. 이게 다 입소문 난 로컬 맛집이라 그런가 보더라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와, 생각보다 훨씬 깨끗하고 정갈했단 말여. 오래된 가게인 줄 알았는데, 가게를 새로 단장한 듯했어.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서 안에서 요리하시는 모습도 다 보였는데, 어찌나 깔끔하던지. ‘그래, 믿고 먹을 수 있겠구먼’ 싶었지. 테이블마다 놓인 놋그릇과 낡았지만 정감 있는 메뉴판이 옛날 시골 집 부엌을 떠올리게 하는 게,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 있지.
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싱싱해 보이는 뭉티기였어. 붉은빛이 선명한 것이, 영락없이 신선해 보이는 거 있지. 300g에 2만원이라는 가격을 듣고 처음에는 ‘어머, 이게 말이 돼?’ 싶었는데, 눈으로 딱 보니 ‘아이고,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면 오히려 감사한 일이지’ 싶더라고. 뭉티기는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 신선도가 생명인 음식이잖여. 그걸 이 가격에 내놓다니, 정말 ‘가성비 짱’이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

옆 테이블 손님들이 시킨 육전도 한번 쓱 보는데, 계란 옷이 노릇하게 익어서 정말 먹음직스럽더라고. ‘다음엔 꼭 시켜봐야겠다’ 싶었지. 리뷰에서 보니 육전도 얼마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고 하더라고. 불 조절을 기가 막히게 잘 하시는지, 계란 옷이 살아있는 게 얼마나 먹기 좋던지.
우리는 일단 뭉티기와 함께 소고기 뭇국을 시켰어. 뭉티기는 검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 양념장에 푹 담가 한 점 먹으니 ‘아이고, 이 맛이야!’ 절로 감탄사가 나왔지. 씹을수록 고소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쫀득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식감이 정말 일품이었어. 양념장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 뭉티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감칠맛을 더해주더라고. 초고추장에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양념장이라고 해서 처음엔 조금 걱정했는데, 뭉티기랑 의외로 궁합이 좋았어. 마치 옛날 엄마가 뚝딱 만들어주던 그 맛 같았지.

따끈한 소고기 뭇국도 빼놓을 수 없지. 국물 한 숟갈 뜨니, ‘크으~’ 소리가 절로 나왔어. 맑고 시원한 국물에, 아낌없이 들어간 소고기와 콩나물이 어우러져서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랄까. 어디서 이런 깊고 진한 국물 맛이 나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국물을 다 우려낸 다음에 쓸모를 다한 고기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퍽퍽할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국물 맛은 전혀 얄팍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나더군. 역시 손맛이란 게 무서운 건가 봐. 뭉티기 안주에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정말 꿀맛이라는 말에, 다음엔 꼭 막걸리도 같이 시켜봐야겠다 싶었어.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이 괜찮았어. 꼬들꼬들한 숙주나물 무침, 새콤달콤한 깍두기, 그리고 뭘 튀긴 건지 모르겠지만 바삭한 튀김까지. 전부 다 뭉티기랑 국밥이랑 곁들여 먹기 딱 좋았지. 특히 저 콩나물 무침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씹는 맛이 좋더라고.
솔직히 어떤 리뷰에서는 뭉티기의 퍽퍽한 식감이나 소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었거든. ‘맛을 찾아 방문한다면 100% 실패한다’, ‘배고픈 한 끼를 그것도 비싸게 때우는 곳’이라는 혹평도 있었지. 대학생 시절에 가면 최고일 것 같다는 말도 있었고. 하지만 내가 먹어본 뭉티기는 전혀 퍽퍽하지 않았고, 소스도 뭉티기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았단 말여. 신선도도 아주 좋았고. 아마도, ‘가성비’에 더 큰 초점을 맞추고 방문해야 만족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어. 맛의 깊이보다는 푸짐함과 신선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

가만 보니, 이 집은 동네 주민들이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에 술 한잔 곁들이며 편하게 식사하는 ‘로컬 맛집’이라는 느낌이 강했어. 실제로 옆 테이블에는 퇴근 후 맥주 한잔 즐기는 직장인 분들이, 다른 테이블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었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정겨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옛날 잔칫날 보는 풍경 같기도 하고.

어떤 리뷰에서는 사장님이 손님을 얕잡아본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내가 경험한 사장님은 무척이나 상냥하시고 친절하셨단 말여. 바쁜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손님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주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어. 요즘같이 팍팍한 세상에 이런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식당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예전처럼 집에서 직접 좋은 재료 사서 손수 만들어 먹지 않는 이상, 모든 사람이 100%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는 누군가의 말에 나도 공감했어. 이 가격에 이 정도 맛과 신선도, 위생까지 지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지.

오랜만에 찾았는데도 가격이 그대로인 게 신기하다는 리뷰도 있었어. 둘이서 뭉티기, 육전, 찌개까지 알차게 먹었다는 말이 딱 우리 이야기 같더라고. 옆 테이블에서 시킨 육회 비빔밥도 맛있어 보였는데, 고추장과 참기름이 다른 곳보다 적게 들어가서 색다른 맛이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
나는 개인적으로 뭉티기와 막걸리의 조합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집 뭉티기가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서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아. 물론 뭉티기 말고도 수육, 육회, 국밥까지 다 맛있다는 평도 많으니, 다음 방문 때는 다른 메뉴들도 꼭 맛봐야겠어. 톡톡(틱톡) 소개 맛집이라고 해서 갔다가 맛이 없어서 실망했다는 사람도 있던데, 여긴 그런 곳이 아니었어. 가격 대비 양 많고 신선하고 맛있는, 제대로 된 맛집이었단 말여.
부산에 다시 간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민정한우수육국밥’을 다시 찾을 거야.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곳의 따뜻한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는 분명 나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테니까. 팍팍한 세상 속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때로는 이렇게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음식을 통해 위로받고, 또 서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 뭉티기 한 점, 국물 한 숟갈에 담긴 할머니의 정성, 그걸 느끼고 싶다면, 부산 연산동의 이 작은 가게를 꼭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