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오늘따라 몸도 찌뿌둥하고 따뜻한 국물에 밥 한 숟갈 뜨고 싶던 참이었어요. 마침 집 근처 무악재역 갈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맛있는 거나 먹고 가자 싶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래요. 가게 앞을 지나는데, 코끝을 찡하게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거예요. 분명 갓 삶아져 나온 족발 냄새인 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옛날 엄마가 큰 맘 먹고 해주던 그 족발 냄새가 딱 그러했거든요. 발길을 멈추고 킁킁거리다 보니, 어느새 가게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지 뭐예요.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해서, 옆 테이블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답니다. 따뜻한 조명 아래, 나무 질감의 테이블이 정겹게 느껴졌어요. 벽에는 오래된 듯한 액자들이 걸려 있었는데, 마치 옛날 시골집 부엌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더라구요.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메인 메뉴가 나왔어요. 아이고, 이 비주얼 좀 보세요! 산처럼 쌓아 나온 족발은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껍질은 윤기가 좔좔 흐르고, 속살은 어찌나 부드럽고 고소해 보이던지요. 족발 냄새가 가게 안에 가득 퍼지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일단 족발 한 점을 집어 들었어요. 젓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부드럽게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입에 넣는 순간, 이건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껍질은 쫄깃하면서도 전혀 질기지 않고, 살코기는 입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거예요. 족발 자체의 간이 너무 세지도, 너무 싱겁지도 딱 알맞게 되어 있어서 족발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최고였어요. 은은하게 풍기는 약재 향이 느껴지는 듯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비계 부분도 딱딱한 것이 아니라, 야들야들하면서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어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이 집은 곁들임 반찬들도 정말 보물이랍니다. 특히 어리굴젓은 정말 최고였어요. 짭조름하면서도 알싸한 굴 향이 족발의 고소한 맛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죠. 밥 한 숟갈 위에 어리굴젓 얹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푸릇푸릇한 부추김치와 새콤달콤한 무채도 느끼함을 싹 잡아주면서 입맛을 돋우었답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귀한 손님 왔다고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족발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이건 뭐 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했죠.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가게 앞에 풍겨오던 족발 냄새에 이끌려 우연히 들어온 곳이었거든요. 사실 다른 가게를 가려고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말이죠. 집에서 족발을 포장해서 먹어본 적도 있지만, 역시 이렇게 가게에 직접 와서 따뜻하게 바로 먹는 맛은 따라올 수가 없더라고요. 물론 포장해도 맛있긴 했지만, 역시 직접 와서 먹는 게 진리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다 먹고 남은 족발을 싸왔는데도, 집에 와서 다시 데워 먹어도 족발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고 처음 먹었을 때처럼 맛있게 먹었어요. 그만큼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껏 삶는다는 증거겠죠. 한 숟갈 뜰 때마다 고향 생각나고, 속이 다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었어요.
혹시 무악재역 근처에 가실 일이 있다면, 아니면 맛있는 족발이 먹고 싶어서 일부러라도 찾아가 볼 만한 곳이에요. 족발 하나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오늘 제대로 느꼈답니다. 다음에 또 오면 그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물론, 처음 컵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어서 살짝 놀랐지만, 족발 맛과 서비스가 워낙 훌륭해서 금세 잊어버렸답니다. 뭐, 사람 사는 곳이니 그런 작은 실수도 있을 수 있죠. 그래도 다음에 갈 때는 꼭 깨끗한 컵으로 다시 만나고 싶어요. 족발 맛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