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돌탑사를 오르고 내려오니 어느덧 허기가 꽤나 지고 목도 말랐다. 여행의 즐거움은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큼이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맛집 탐색에 나섰다. 꽤나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산 근처에서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초가정담’이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간판과 깔끔해 보이는 외관 덕분에 이곳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주차장에서 식당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200미터 정도 언덕을 오르니 드디어 초가정담 입구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탁 트이고 넓은 내부에 먼저 놀랐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했고, 전체적으로 청결하게 관리된 느낌을 주었다. 특히나 혼자 식사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넓고 쾌적한 공간이 주는 안정감이 남다르다. 굳이 좁은 공간에 끼어 앉거나, 옆 테이블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다.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적당한 여유가 있어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구성의 식사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나 ‘등갈비’가 메인 메뉴인 듯했다. 혼자 방문했기에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혹은 혼자 먹기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가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다. 리뷰를 찾아보니 ‘한상차림’ 메뉴가 2인부터 주문 가능했고, 등갈비가 포함된 세트 메뉴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1인분 주문이 가능한 단품 메뉴를 찾아보기로 했다. 다행히 비빔밥이나 시래기국, 더덕무침 등 단품 메뉴들이 눈에 띄어 혼자 먹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가장 기본적인 메뉴에 더덕무침을 추가해서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여행 중이라 든든하게 먹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주문을 하고 나니, 가게 안은 잔잔한 이야기꽃과 함께 식기 부딪히는 소리로 채워졌다.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2인 또는 3인 단위로 식사를 하고 계셨다. 하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식탁 사이의 적당한 간격 덕분에 혼자서도 충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식사 공간 외에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넓은 테이블 공간 덕분에 굳이 그런 좌석이 없어도 불편함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처음에는 약간의 조급함이 들기도 했지만, 곧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테이블마다 정성껏 차려지는 음식들을 보니 이곳은 주문 즉시 조리가 들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물통과 컵, 그리고 냅킨 등을 정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렸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푸짐한 한상차림은 아니었지만, 1인 메뉴 구성으로는 정말 훌륭했다. 먹음직스러운 비빔밥과 따끈한 시래기국, 그리고 내가 추가로 주문한 더덕무침까지. 비빔밥 위에는 신선한 채소와 고명이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고, 시래기국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풍겨왔다. 더덕무침은 양념이 적절하게 배어들어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먼저 비빔밥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벼 한 숟가락 떠먹었다. 아삭한 채소의 식감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간도 세지 않아 딱 좋았다. 이어서 따끈한 시래기국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부드러운 시래기와 구수한 국물이 속을 편안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더덕무침. 향긋한 더덕 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더덕의 식감이 씹을수록 고소함을 더했다. 따로 먹어도 맛있고, 비빔밥에 곁들여 먹어도 훌륭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등갈비가 너무 뻣뻣하다는 부정적인 리뷰를 본 적이 있어 조금 걱정했지만, 내가 주문한 메뉴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간혹 리뷰에서 전체적으로 간이 세고 달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가 맛본 메뉴들은 전부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적절한 양념으로 풍미를 더한 느낌이었다. 특히 이곳은 직접 만든 듯한 밑반찬들의 맛이 좋았다. 갓김치, 나물 무침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나중에 다른 리뷰를 보니, ‘갈비특’이라는 메뉴는 1인당 갈빗대가 3개 정도라 양이 적다는 의견도 있었다. 만약 등갈비 메인 메뉴를 주문한다면, 어떤 구성인지 잘 확인하고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주문한 비빔밥과 더덕무침, 그리고 시래기국은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해서 혼자 먹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음식 나오는 속도에 대한 약간의 불만이 있었다. 나보다 늦게 온 테이블에 음식이 먼저 나오는 것을 보고 주문 누락이나 오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곧 모든 음식이 맛있게 조리되어 나왔고, 그 맛에 대한 만족감이 그런 사소한 불편함을 잊게 해 주었다. 여행 중 마지막에 기분이 상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초가정담은 마이산 탑사나 온수사를 다녀온 후 출출할 때 들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고 깔끔한 공간, 정성스럽게 차려지는 음식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메뉴들은 여행객들에게 든든한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비록 처음에는 조금 기다렸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다음번에 마이산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다른 메뉴들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블루리본을 받을 만한 집이라는 평처럼, 이곳의 음식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마이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초가정담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식사 한 끼를 꼭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넓고 편안한 공간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아, 초가정담이라면 더욱 든든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