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의 향연, 안산에서 맛보는 인생 면요리 맛집

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낸 날, 늦잠을 탐닉하고 느긋하게 움직였다. 목적지는 안산, 지인의 강력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작은 면 요리 전문점이었다. ‘천하일면’이라는 간판이 어쩐지 모르게 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했다. 좁은 골목, 간판을 찾기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숨겨진 듯한 위치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발걸음은 가벼웠다.

가게 문을 열자, 일본 라멘집과 한국 국숫집의 중간쯤 되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바 테이블 형태로 되어 있어, 사장님이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은 청결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 벽면에 붙은 메뉴판은 간결했다. 고기국수, 아부라소바, 얼큰국수. 메뉴 선택에 고민이 깊어질 찰나, 지인의 추천을 믿고 아부라소바를 주문했다. 잠시 후, 사장님 혼자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문 후 조리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라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아부라소바와 고기국수
정갈하게 담겨 나온 아부라소바와 고기국수

드디어 아부라소바가 눈 앞에 놓였다. 검은색 그릇에 담긴 면 위로, 잘게 썰린 돼지고기, 숙주, 송송 썬 파, 그리고 다진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짭짤한 간장 베이스의 소스가 면에 촉촉하게 스며들어 윤기가 흘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느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늘의 향긋함이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젓가락으로 면과 고명, 소스를 골고루 비볐다. 마치 갓 지은 밥에 참기름을 넣어 비빌 때처럼,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첫 젓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면발은 적당히 두꺼워 씹는 맛이 살아있었고, 쫄깃함이 남달랐다. 돼지고기는 부드러웠고, 간장 소스는 짭짤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다진 마늘의 존재감이었다. 흔히 마늘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을 내지만, 이 아부라소바에서는 은은하면서도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마늘 특유의 알싸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마치 잘 만든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고기국수의 비주얼
푸짐한 고명과 깊어 보이는 국물이 인상적인 고기국수

아부라소바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사장님께서 고기국수를 내어주셨다. 뽀얀 국물에 면이 잠겨 있고, 그 위로 얇게 썬 돼지고기와 채 썬 파, 그리고 역시나 다진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은 돼지 육수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을 내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면은 아부라소바와 마찬가지로 쫄깃했고, 돼지고기는 야들야들했다. 고기국수 역시 마늘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돼지 육수의 잡내를 잡아주고, 국물에 은은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두 가지 메뉴 모두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부라소바가 더 인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 쫄깃한 면발, 그리고 마늘의 향긋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고기국수는 아부라소바에 비해 조금 더 담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아부라소바를 먼저 먹고 고기국수를 먹으니 고기국수의 맛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만약 두 가지 메뉴를 모두 맛보고 싶다면, 고기국수를 먼저 먹고 아부라소바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아부라소바의 고명
잘게 썰린 돼지고기와 숙주, 파, 그리고 다진 마늘이 푸짐하게 올려진 아부라소바

가게는 작은 편이지만, 혼자 방문해서 식사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바 테이블에 앉아 사장님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잣말로 맛에 대한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장님은 그런 나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천하일면의 또 다른 매력은 가격이다. 고기국수는 8,000원, 아부라소바는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퀄리티의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양도 푸짐해서,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라면 ‘소’ 사이즈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가성비 측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곳이다.

비벼지기 전 아부라소바
젓가락으로 면과 고명, 소스를 골고루 비벼 먹어야 제 맛

천하일면은 면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마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안산 맛집이다. 일본 라멘과 한국 국수의 장점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독특한 면 요리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다만,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하일면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입안에는 은은한 마늘 향이 감돌았다.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다음에는 얼큰국수에 도전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안산에서 맛본 인생 면요리, 천하일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잘 비벼진 아부라소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아부라소바의 면발
아부라소바 면발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쫄깃한 면발
메뉴 가격
벽면에 붙은 메뉴 가격 안내
가격표
소주와 맥주도 판매한다
메뉴 사진
벽면에 붙은 메뉴 사진들
고기국수
마늘이 듬뿍 올라간 고기국수
아부라소바 근접샷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아부라소바
사장님이 비벼주는 아부라소바
사장님이 직접 아부라소바를 비벼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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