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에 여름이 찾아왔다. 6월 초부터 35도를 웃도는 맹렬한 더위에 지쳐갈 때쯤,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 간절해졌다. 대구 북구청 인근에 자리한 벽강물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물회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 주차장이 넓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한여름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라지만, 이 더위를 이겨낼 유일한 해답은 시원한 물회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임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넓은 홀과 룸을 갖춘 덕분에 테이블 간 간격이 좁지 않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종업원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차 한 잔이 먼저 나왔다. 차가운 물회를 먹기 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배려에 감탄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 대표 메뉴는 물회. 일반 물회와 특 물회의 차이는 회의 양이라고 한다. 오늘은 왠지 회를 듬뿍 먹고 싶은 마음에 특 물회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였다. 멸치볶음, 김치, 콩나물 등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 특히 따뜻하게 구워져 나온 열기 구이는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열기 구이 한 점을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맛이 식욕을 돋우었다. 이 집, 밑반찬부터 예사롭지 않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특 물회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물회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채 썬 배 위에 듬뿍 올려진 신선한 야채와 김 가루,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붉은 양념장이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회는 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따로 제공되어, 취향에 따라 섞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회와 야채, 양념장이 잘 섞이도록 했다. 젓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묵직함에서 회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선 육수를 넣지 않고 비빔회처럼 맛을 보았다. 쫄깃한 회의 식감과 아삭아삭한 야채의 조화가 훌륭했다. 양념장은 과하지 않은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고소한 참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풍미를 더했다.

이제 살얼음 육수를 부어 본격적인 물회를 즐길 시간.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육수를 넉넉하게 부으니, 순식간에 시원한 물회로 변신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머리가 띵해지는 시원함이 온몸을 감쌌다. 텁텁함 없이 깔끔한 육수는 혀끝을 자극하는 새콤달콤함이 매력적이었다.
본격적으로 물회를 맛보기 시작했다. 쫄깃한 회와 아삭한 야채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식감이 느껴졌다. 특히 신선한 회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살얼음 육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와 야채에 스며들어 더욱 깊은 풍미를 선사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청량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물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함께 나온 소면을 넣어 비벼 먹었다. 차가운 육수와 어우러진 소면은 쫄깃함을 더했다. 젓가락으로 소면을 크게 집어 입안 가득 넣으니, 탄수화물의 행복감이 밀려왔다. 역시 물회에는 소면이 빠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밥 한 공기를 말아 남은 육수까지 싹싹 비워냈다. 차가운 물회에 따뜻한 밥을 말아 먹으니, 묘하게 조화로운 맛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더위도 잊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솟아났다.
벽강물회는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주차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조금 일찍 또는 늦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식당 내부는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은 편이지만, 손님이 많을 때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 조용하고 오붓한 식사를 원한다면 룸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벽강물회의 물회는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물회 양념이 다소 자극적이라는 평이 있다.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입맛에 맞겠지만, 슴슴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물회에 제공되는 밑반찬이 물회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물회와 함께 먹기 좋은 해산물이나 샐러드 종류가 추가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강물회는 대구 북구에서 물회를 맛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회, 그리고 푸짐한 양까지, 더운 여름날 입맛을 돋우는 데 이만한 음식이 또 있을까. 특히, 물회와 함께 제공되는 열기 구이는 벽강물회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벽강물회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우럭매운탕을 맛보러 와야겠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우럭 살이 듬뿍 들어간 우럭매운탕은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훌륭할 것 같다. 특히 겨울철에 뜨끈한 우럭매운탕 한 그릇이면 추위도 잊을 수 있을 듯하다.
벽강물회에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으로 더위를 잊고 활력을 되찾았다. 대구 지역에서 맛있는 물회를 찾는다면, 맛집 벽강물회를 방문하여 무더위를 날려보시길 바란다.







